역대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무엇을 강조했나? [앵커리포트]

박석원 2023. 8. 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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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경축사는 그 어떤 메시지보다 큰 의미를 갖습니다.

국내외적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이슈를 언급하며 그에 대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드러나기 때문인데요.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두 번째 광복절 경축사는 약 15분에 걸쳐 A4 용지 4장 분량을 소화했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단연 '자유'였는데요.

특히 주목을 끈 건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는다며 날 선 발언을 보이면서도, 일본을 향해서는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로 규정한 대목이었습니다.

일본 언론은 이례적으로 일본에 대한 비판이 없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가운데, 국내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들은 경축사에서 어떤 부분을 강조했을까요?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까지는 주로 북한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통일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 들어서면서 조금 더 포괄적인 국정 메시지가 나왔는데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첫 경축사에서 강조한 메시지는 '개혁'이었습니다.

IMF 외환위기로 힘들어하던 시절 여야 첫 정권교체가 이뤄진 만큼 김 전 대통령은 '제2의 건국'을 주창하며 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 의지를 내보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주 국방'을 강조했는데요.

언제까지나 주한미군에 의존하려는 생각은 옳지 않다며 10년 내 자주 국방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겁니다.

하지만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맞물려 후폭풍을 몰고 오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녹색성장을 바탕으로 한 선진 일류국가 도약을 강조하며 경제 살리기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가 경색된 2012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언급하며 일본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등 임기 중 가장 강경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경축사는 대북·대일 메시지가 핵심이었습니다.

북한을 향해서는 평화와 상생을 강조했고, 일본을 향해서는 중요한 이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평화'를 가장 많이 언급하며 외교 문제에서 평화적 해결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는 과거사 문제 해결의 책임이 일본에 있음을 명확히 했고,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대일 발언 수위는 점차 점차 단호해졌습니다.

이렇게 역대 대통령들의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를 보면 일본과 북한에 대한 인식과 국정운영에 대한 방향을 엿볼 수 있는데요.

특히나 이번 경축사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일본에 대해 더욱 유화적인 메시지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박석원 (anc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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