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604곳 줄어든 주유소...판매량도 1.4% 감소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8. 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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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코로나 전보다 604곳↓
상반기 판매량 약 3억리터 감소
‘알뜰주유소·후정산’ 개선 주장도
지난 15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국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가 해마다 줄어드는 동시에 판매량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주유소는 1만901곳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으로 1만1505곳에 이르던 2019년 같은 달보다 604곳 줄었다.

연도별로 보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6월에는 1만1437곳으로 전년보다 68곳 감소했다. 2021년 같은 달에는 197곳 감소한 1만1240곳, 지난해에는 242곳 줄어든 1만998곳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의 경우 전년보다 97곳 감소했다.

SK·GS 줄고 에쓰오일·HD현대 늘었다
정유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상표별로 보면 주유소 증감에 차이가 있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영업 중인 주유소가 줄었고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는 늘었다.

SK에너지 상표를 부착한 주유소는 2019년 6월 3410곳에서 지난 6월 2874곳으로 536곳 감소했다. 같은 기간 GS칼텍스 주유소는 301곳 줄어든 2095곳이 영업 중이다.

에쓰오일은 62곳 늘어난 2179곳, HD현대오일뱅크는 129곳 증가한 2218곳으로 나타났다. 기타는 1406곳으로 42곳 늘었다.

올해 상반기 주유소 석유제품 판매량을 보면 코로나19 이전에 다소 못 미치는 상황이다.

매경닷컴이 한국주유소협회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한 올 1~6월 휘발유·경유·등유 판매량은 182억8735만리터를 기록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는 약 1.4%, 2억6105만리터 더 적다.

주유소 업계는 장기간 1%대에 불과한 낮은 영업이익률로 허덕여왔다. 주유소 입장에서는 전기·수소차의 등장도 수익성을 악화시킬 암초다. 일반 주유소들이 꾸준히 지적하고 있는 알뜰주유소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유업계, 주유소 새 단장에 사업모델 다양화
정유4사는 주유소를 새로운 수익 모델로 변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SK에너지는 주유소를 도심형 에너지 발전소로 조성하는 중이다. 도심 속 주유소에서 연료전지·태양광을 활용해 전기를 만들고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당초 규제로 가로막혀 있었지만 지난해 규제 샌드박스에 선정되면서 실증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GS칼텍스도 에너지 발전시설과 물건 배송, 공유 이동수단 활용 등이 이뤄지는 복합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팝아트 디자인을 활용한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거나 스마트 편의점을 도입하기도 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를 중심으로 한 이색적인 서비스를 연달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에스원과 제휴를 맺고 전국 직영주유소 201곳에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설치했다. AED가 설치되는 주유소 직원을 대상으로 장비 사용 교육과 심패소생술(CPR) 교육도 실시했다.

최근에는 현대인프라코어와 함께 주유소에서 미니 굴착기를 판매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정유사 최초로 초소형 전기차 판매중개사업에도 진출했다. 국내 1위 초소형 전기차 제조사 쎄보모빌리티와 제휴를 맺고 주유소에 ‘쎄보C’ 차량을 전시해 팔기로 한 것이다.

넥슨·피치스와는 레이싱게임 카트라이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파츠(PARTS) 오일뱅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주유소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 사례로 꼽힌다.

‘알뜰주유소 입찰·정유사 후정산’ 개선 지적도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대안을 찾겠다고 나선 IT기업도 있다. 주유정보앱 오일나우 운영사 퍼즐벤처스는 HD현대오일뱅크 상표를 단 주유소를 인수해 직접 운영하면서 영업이익을 개선할 방안을 찾겠다고 나섰다.

당장은 정유사로부터 들여오는 석유제품 원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주유소는 정유사의 석유제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제품을 받고 난 이후 정산하는 ‘후정산’ 방식으로 거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유사가 일단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나중에 공급가격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정산이 이뤄져 왔다. 마진 파악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유소 업계는 알뜰주유소 정책도 일반주유소를 사지로 몰아넣는다고 비판한다.

주유소협회는 “일반주유소는 경영난으로 폐업에 내몰리는 와중에도 알뜰주유소만 편파적으로 성장하는 등 (알뜰주유소 최저가 입찰 방식은) 석유유통시장을 구조적으로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주유소업계의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알뜰주유소 정책 개선을 요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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