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글로벌 경영 가속…'회장' 타이틀 달까

주동일 기자 2023. 8. 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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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사진=삼양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불닭볶음면 신화' 주역인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8·15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글로벌 경영 행보를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2020년 남편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과 함께 횡령 혐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취업이 제한됐지만, 2021년 법무부의 특별 승인으로 '나홀로' 회사 경영을 이끌어왔다.

김 부회장은 올해 광복절 특별 사면 복권 대상에 올라 취업 제한이 완전히 사라졌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올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사면에선 김 부회장과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경제인 12명이 복권됐다.

김 부회장은 1998년 삼양식품에 합류해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 전인장 전 회장과 '부부 경영'을 펼쳤다.

하지만 2020년 김 부회장은 전 전 회장과 함께 횡령 혐의를 받았고,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들 부부에겐 취업제한이 적용됐다. 현행법상 횡령액이 5억을 넘으면 형 집행 종료로부터 5년이 지날 때까지 관련 기업에 취업할 수 없게 돼있다.

당시 전 전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김 부회장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특별승인을 받아 2021년 3월 다시 회사를 이끌었다. 2021년 12월엔 부회장으로 곧바로 승진했다.

삼양식품 사옥. (사진=삼양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양식품의 핵심 브랜드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개발한 김 부회장은 복귀 후 ESG 등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주력했다.

실적 개선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보였다. 삼양식품의 2021년 매출은 6420억원, 영업이익 654억원이었는데 2022년 매출 9090억원, 영업이익 904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새 41.6%, 38.3% 늘어난 것이다.

지난 6월엔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등 회사 안팎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또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동참해 7월부로 삼양라면·짜짜로니·맛있는라면·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인하했다.

올해 2분기엔 연결 기준 매출 2854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61.2% 증가했다.

특히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89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부터 영업을 시작한 미국·중국 판매법인의 성공적 안착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영업이익이 큰 폭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김 부회장이 올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 타이틀을 떼고 회장직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서울=뉴시스]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사진=삼양식품 제공) 2023.05.12.

일례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과 함께 취업제한 규정이 해제되고, 3개월 만인 같은 해 10월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11일엔 김동찬 생산본부장 상무를 신임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기존 장재성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면서 김 대표는 품질 강화와 원가 절감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전 전 회장은 형기는 마쳤으나 취업제한으로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부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애니 대표가 그룹 본업인 '라면 사업'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 대표는 자회사 삼양애니에서 삼양식품그룹의 마케팅과 이커머스 등을 이끌고 있다. 지난 6월엔 P&G와 현대자동차·디즈니·샌드박스네트워크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정우종 신임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하기도 했다.

오는 9월은 국내 최초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라면'이 60주년을 맞는 상징적인 기점이기도 하다. 삼양식품그룹은 지난달 사업 다각화와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삼양식품을 제외한 계열사 및 지주사 명칭을 모두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꾸고, 그룹 CI(상징이미지) 교체 추진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삼양식품 관계자는 "연말 인사와 관련해 들은 바가 없다"며 "전 전 회장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회장의 올해 상반기 보수는 5억7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보수인 5억5000만원 대비 4.7% 늘어난 액수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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