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 만에 300억을 착착 쌓아”…한국은행 금고에 로봇이 있다

‘자동화금고시스템’ 도입
물류자동화설비·전산시스템 접목
발권업무 신속·정확성 높여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화폐수납장에서 열린 '자동화금고시스템 설명회'에서 자동화금고시스템이 시연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한국은행이 화폐 입·출고, 보관 등 발권업무의 효율성과 안정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자동화금고시스템’을 본부에 구축했다고 16일 밝혔다.

자동화금고시스템은 최신 물류자동화 설비와 특화 개발된 전산시스템을 접목한 것으로, 대국민 발권업무를 종전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신속·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통합별관 신축을 계획하면서 2020년부터 3년 반 동안 자동화금고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달부터 정식 가동 중이다.

이전에는 화폐를 지게차로 운송·적재하는 등 화폐취급업무의 대부분을 수작업으로 진행해야했지만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대부분 자동화됐다.

먼저 화폐수급장에는 자동검수기와 팔레타이징로봇(palletizing robot)을 배치해 화폐를 수납하고 팔레트에 자동 적재한다. 시중은행이나 한국조폐공사로부터 송달된 화폐들은 자동검수기를 거쳐 무게와 수량이 자동으로 측정되고, 로봇이 이를 옮겨 팔레트 위에 쌓는다.

팔레타이징로봇은 화폐 60포대를 6분 만에 쌓았는데, 이는 5만원권 기준 300억원에 달한다. 한은 본부에 자리한 이 로봇의 가격은 수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화금고의 화폐 입출고 또한 수직반송기와 컨베이어벤트가 사용된다. 팔레트에 올려진 현금들은 자동금고 내에서 무인운반장치를 통해 저장선반에 적재된다.

금고 내 화폐의 입출고 지시 및 재고 관리, 자동화설비 제어 등은 통합관리 전산시스템에서 이뤄진다.

이번 자동화금고시스템 구축으로 한은은 설비 자동화율을 기존 40%에서 70~8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고적재능력 확충, 화폐보관방식 개선, 전산시스템에 의한 실시간 재고 관리 등을 통해 금고관리 업무의 효율성이 제고됐다”며 “물리적인 금고출입 및 화폐접근을 최소화하고 첨단 CCTV 등 감시장치를 확충함으로써 화폐관리 업무의 보안성이 향상됐고, 화폐 운반 및 적재를 지게차 등을 사용하는 수작업 방식에서 무인운반장치에 의한 방식으로 개선함으로써 화폐수급 업무의 안전성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은은 자동화금고시스템 가동식을 개최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시스템을 개발한 LG CNS에 감사패를 수여하고 구축업무 담당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총재는 기념식에서 “앞으로도 화폐수급여건과 유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국민들의 화폐사용과 경제활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moo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