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찰, 음주 차량 발견 즉시 운행 정지시켜야”...측정 거부 50대 2심 무죄
음주 측정을 거부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 제3-1부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12월 경북 성주군 성주읍의 한 도로에서 자택까지 4km 가량 운전을 해 도착했으나, A씨 차량을 추적해 음주 상태를 확인하러 온 경찰에게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당시 A씨는 얼굴이 붉었고 경찰의 질문에 횡설수설을 하는 등 음주 운전 정황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경찰이 함부로 자신의 주거지에까지 들어와 음주 측정을 요구한만큼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경찰이 현행범 체포 혹은 범죄 예방을 위해 음주 측정을 요구한만큼 적법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발생 20여분 전쯤 차량에서 시동을 켜고 자고 있었다. 이를 본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A씨가 음주는 했지만 운전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음주운전은 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 뒤 자리를 떴다.
이후 A씨는 차량을 운전했고, 해당 경찰관들이 순찰 중에 운행 중인 A씨 차량을 발견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 차량을 세우는 대신 추적했고 결국 A씨는 집까지 차를 타고 귀가했다. 재판부가 문제 삼은 것도 이 부분이었다. 음주 운전을 의심하고 차량을 추적했다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차량 운행을 중단하는 등 조치가 필요했지만 경찰이 하지 않았고, A씨가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후에야 음주 측정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우려가 있었다면 경찰은 차량을 처음 발견했을 때 운행을 중단시켜야 했지만 오히려 A씨가 귀가할 때까지 추적만했다”면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요구한 시점은 A씨가 귀가 후 주차한 뒤라 추가적인 음주 운전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칠 상황이라 보기 어려운만큼, 경찰이 A씨 주거지에 임의로 들어간 행위를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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