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 ‘반등’, 나균안 ‘복귀’ 임박…안정감 찾아가는 롯데 선발진
롯데는 지난 15일 사직 SSG전에서 ‘1승’ 이상의 수확을 했다. 국내 선발진의 중심축인 박세웅(28)이 마침내 반등의 조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박세웅은 이날 SSG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호투로 팀의 10-6 승리에 앞장섰다. 무엇보다 투구 내용이 좋았다. 그는 6이닝 동안 최고 시속 150㎞ 직구 33개 포함 슬라이더(22개), 커브(13개) 등 86구를 던져 4안타 2사사구 3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3회까지 ‘퍼펙트’로 경기를 잘 풀었다. 4회 점수를 잃은 상황조차 야수들의 실책 등 아쉬운 수비가 겹쳤다. 롯데 팬들이 기억하는 ‘안경 쓴 에이스’의 모습 그대로였다.
시즌 5승째(7패)를 챙긴 박세웅은 5연패의 늪에서 겨우 빠져나왔다. 그는 지난달 8일 LG전에서 5.2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이후 5경기 연속 패전을 쌓았다. 지난 9일 키움전에서는 2.1이닝 만에 6실점(3자책) 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완벽한 투구’를 하려는 박세웅의 성향이 오히려 독이 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SSG와 경기 전 “완벽한 걸 바라기보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는 제구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박세웅은 경기 뒤 “오늘의 느낌을 남은 시즌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처럼 박세웅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면서 5위 두산을 2경기 차로 쫓고 있는 롯데(7위)도 선발 마운드에 대한 고민을 덜게 됐다. 후반기 롯데 선발진은 박세웅의 부진과 나균안의 부상 이탈로 한동안 힘을 쓰지 못했다. 외국인 ‘원투 펀치’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만 제 몫을 해줬다. 반즈는 후반기 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 1.15, 윌커슨은 4경기 2승 평균자책 1.88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선발진은 박세웅 포함 이인복, 한현희 등이 연달아 부진하며 상대 선발과의 마운드 싸움에서 밀렸다.
복귀가 임박한 나균안도 곧 1군에 합류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햄스트링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나균안은 재활을 거쳐 15일 울산에서 열린 KIA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실점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서튼 감독은 그를 곧 1군 엔트리에 등록할 계획이다. 나균안은 올해 17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 3.56으로, 시즌 초반 롯데의 돌풍을 이끈 주인공이다.
남은 시즌 박세웅과 나균안 이외 국내 선발 투수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야구대표팀에 선발된 박세웅과 나균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10월초 전후로 최소 2주가량 팀을 비운다. 이인복, 한현희 등 남은 국내 투수들이 이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롯데는 2군에서 조정 중인 좌완 불펜 김진욱 등을 대체 자원으로 고민 중이다. 서튼 감독은 “김진욱 선수가 2군에서 투구 이닝을 늘려가고 있는데, 경기력 향상과 아시안게임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사직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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