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파트너’ 윤 대통령 경축사, 이준석 “때와 장소 가려야”…日언론 “역사문제 언급 없어”

이동준 2023. 8. 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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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이례적으로 비판 없어”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사를 거론하지 않고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을 언급한 데 대해 당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언론은 역사문제에 대한 언급 없이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표현한 데 주목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은 안보와 경제 파트너"라고 규정한 데 대해 "광복절에 내는 메시지로는 일본에 대해 너무 과하게 언급했다"며 "때와 장소에 맞는 메시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했던 대통령의 올해 제주 4·3 추념사를 거론하며 "그때 갑자기 제주도의 미래 일자리 얘기가 나왔다"며 "현장에 앉아 있었는데 뒤에서 고성이 나오는 걸 제가 들었다"며 "4·3 추념식이면 제주도의 희생자분들한테는 제삿날인데, 제주도의 미래 일자리가 중요할 수 있겠지만 4·3 추념식에서 나올 메시지는 아니다. 도대체 대통령실에서 누가 메시지를 쓰는지, 그 사람 좀 자르라고 계속 얘기하는 데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때 6.25 기념사 같다는 느낌 받았다"고 평가했다.

천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때 6.25 기념사를 하고 나면 다음 날 기사 헤드라인이 보통 '북한에 손 내밀어' 그런 거였다"며 "그때 저희가 주로 했던 얘기들이 6.25 전쟁 영웅들 모셔다 놓고 할 얘기냐라고 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추구해 나아가야겠지만, 많은 국민들이 진정성 있는 꾸준한 사죄와 반성은 좀 있어 줘야 되는 거 아니냐란 생각이 있다"면서 "그 걸 대통령께서 얘기 안 하시면 오히려 반작용이 튀어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곧 진행되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TPO(Time 시간, Place 장소, Occasion 상황)를 나눠서 하면 된다"면서 "지금 일본에 대한 메시지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과 속도가 아닌 것 같아 반작용에 대한 걱정이 된다"고 우려의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역사문제에 대한 언급 없이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표현하자 일본 언론은 큰 관심을 드러냈다.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윤 대통령 역사 문제 언급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옛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이나 위안부 등 역사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고 일본의 책임을 호소해 온 역대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차이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며 일본과 파트너십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일본과 한국 후퇴하지 않게 노력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을 축하하는 광복절 연설에서 일본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고 부르며 안보와 경제면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며 "이번에야말로 한일 관계 개선 행보가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기대한다"고 적었다.

아사히는 사설과 별도 기사에서도 "윤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판적인 발언 없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며 더욱 관계를 발전시킬 의욕을 보였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례적으로 일본 비판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역사 문제 등에서 일본에 대한 비판이 전혀 없는 이례적인 연설이었다는 평가를 소개하며 "한일 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고려해 안보와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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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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