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서 2년만에 ‘응애’... 아기천사 탄생 축하 현수막 내건 주민들
충남 태안군 이원면에서 2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터졌다. 이원면 내3리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문석훈(35)·조혜진(34) 씨 부부의 둘째 아들이 지난 8월 1일 태어났다. 아기가 귀한 농촌에 2년만에 찾아온 새 생명 소식에 지역 주민들은 저마다 현수막을 내걸어 축하했다.
16일 이원면 등에 따르면, 2020년 경기도에서 충남 태안군 이원면으로 귀촌해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문 씨 부부는 1년 만인 2021년 첫째 아들을 낳았으며, 올 8월 둘째 아들을 출산했다. 이원면에 최근 4년간 출생신고는 단 2건이었는데, 둘 다 문 씨 부부의 자제였다.
이원면은 태안군에서 인구가 적은 면 중 하나로, 1960년대 인구 7000여명 수준에서 올해 7월 현재 기준 2200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7월 기준 미취학 아동은 12명, 초등학생 40명, 중학생 19명, 고등학생 28명으로, 어린이·청소년 인구는 99명이다.
최근 4년간 사망신고는 111건인 반면, 출생신고는 2건(올해 8월 기준)뿐이었다. 이원면 관계자는 “매해 사망 신고는 30건 정도 있지만, 출생신고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문 씨 부부가 없었다면 최근 4년간 아예 출생 신고가 없을 뻔했다”고 전했다.
이달 초쯤 이원면 일대에는 문 씨 부부의 둘째 출산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여러 개 내걸렸다. 새 생명 탄생 소식에 김은배 이원면장이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을 고민하다가 축하 현수막을 제안했고, 이런 소식이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여러 지역단체들이 축하 현수막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이원면사무소는 “내3리 문석훈·조혜진 부부의 사랑스런 아기천사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원면지역발전협의회는 “문석훈·조혜진 부부의 사랑스런 둘째 아들 탄생을 축하드립니다”라고 했고, 이원면주민자치회는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 문석훈·조혜진 부부 아기의 탄생을 이원면민이 축하합니다”라며 동참했다.
이원초등학교 학부모, 교직원들도 “문석훈·조혜진 부부의 사랑스러운 아기천사 탄생을 축하드립니다. 무럭무럭 튼튼하게 자라만주렴. 우리 모두 널 지켜줄게”라며 미래의 이원초 학생이 될 아기의 탄생을 반겼다. 내3리 주민들도 “문석훈·조혜진 부부의 사랑스런 둘째 아들 탄생을 축하드립니다”라고 환영했다. 현수막은 지난 태풍 카눈 상륙을 앞두고 모두 철거했다고 한다.
이원면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으로 이원면에 희망의 불씨는 이어지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이 이원면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과 함께 염원하고 있다”고 했다.
태안군에서는 출산 장려를 위해 ▷첫 만남 이용권 200만원 ▷출산 장려금(첫째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이상 200만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다자녀 맘 산후 건강관리 지원 ▷영유아 교통안전용품 지원 ▷다둥이 자동차 취득세 감면 등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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