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카이스트' 신상 털린 '갑질' 학부모 "죄송합니다만 그 교사는···"

차민주 인턴기자 2023. 8. 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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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를 졸업했다며 유치원 교사에게 막말한 학부모가 온라인에서 신상이 알려진 후 "4년 전 언행은 경솔했다"면서도 "법적인 내용은 법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치원 교사의 실명을 언급한 것에 대해 한 누리꾼이 "유치원 선생님 이름을 왜 공개하나. 반성을 안 한다"고 지적하자 A씨는 "4년 전 저희 아이도 당한 것이 있고, 여러 정서학대 정황이 있어서 교장 선생님과 30분 이상을 상의했으나 해당 교사의 언행이 나아지지 않았다"며 "마지막에 해당 교사는 교직원과 반 아이들 및 제 아이가 보는 앞에서 윽박지르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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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학부모 "그 교사는 죽지 않았습니다" 댓글에 논란 커져
무분별한 신상 공개 우려도···서이초 교사 사건 되풀이하지 말아야
지난 1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도로에서 열린 제4차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한 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참여한 교사 등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명문대를 졸업했다며 유치원 교사에게 막말한 학부모가 온라인에서 신상이 알려진 후 "4년 전 언행은 경솔했다"면서도 "법적인 내용은 법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일 한 공립유치원 교사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년 전 지도했던 유치원생의 어머니 A씨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통화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녹음에는 A씨가 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요? (내가) 카이스트 경영대학 나와서 MBA까지 했다. 카이스트 나온 학부모들이 문제아냐?”고 말했다. 이 밖에도 A씨는 하루에만 28건의 문자를 보내는 등 시도 때도 없이 교사에게 연락하고, 자신의 무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아이가 교사에게 맞았다고 트집을 잡는 등의 발언을 했다.

A씨의 언행이 알려진 후 온라인에서는 “카이스트 나오면 뭐 하나. 인성을 갖추는 게 먼저”, “좋은 학벌은 자기만족을 위한 거지, 남을 타박하는 수단이 아니다”며 그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셌다. 해당 학부모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학부모가 공립유치원 교사에게 "카이스트 경영대학을 나왔다"며 막말을 하는 통화 녹음이 지난 1일 공개됐다. 사진=경기일보 유튜브

지난 15일 온라인에서는 A씨가 과거 책을 출판한 작가라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졌다. 작가 소개글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MBA 과정에 입학했으나 출산으로 1년 만에 자퇴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A씨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4년 전 막말을 비판하는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이에 A씨는 "죄송하다. 4년 전 제 언행이 경솔했다"고 사과하면서도 "아이의 실명이 거론되는 것은 법적 조치가 될 수 있다"면서 유치원 교사의 실명을 언급하고 "죄송합니다만 그 교사는 죽지 않았습니다. 서이초 교사가 아닙니다"라는 등의 댓글을 남겨 논란이 더욱 커졌다.

유치원 교사의 실명을 언급한 것에 대해 한 누리꾼이 “유치원 선생님 이름을 왜 공개하나. 반성을 안 한다”고 지적하자 A씨는 “4년 전 저희 아이도 당한 것이 있고, 여러 정서학대 정황이 있어서 교장 선생님과 30분 이상을 상의했으나 해당 교사의 언행이 나아지지 않았다”며 “마지막에 해당 교사는 교직원과 반 아이들 및 제 아이가 보는 앞에서 윽박지르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또한 유치원 교사에게 “어디까지 배웠냐”고 물으며 과시했던 카이스트 경영대학 졸업과 MBA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자신의 저서 소개에 언론과 국제학을 전공하고 베트남에서 2년간 봉사 활동을 하고 온 대한민국 태생의 엄마.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 유리천장을 깨보고자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원 SEMBA과정에 입학하였으나 출산으로 1년 만에 자퇴했다"고 적었다. 이를 본 사람들이 학력을 문제 삼자 자신은 경북 포항에 위치한 대학 출신이며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서울 캠퍼스) 자퇴생이다. 대전 카이스트와는 무관하다"고 바로잡으며 사과했다.

자신의 신상이 공개된 후 블로그에 비판 댓글이 달리자 해당 학부모가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일각에서는 A씨의 신상 공개와 관련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때에 섣부르게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충격을 안긴 서울 서이초 교사 사건에도 '가해 학부모'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한 신상털기가 이뤄지고, 사건과 관계없는 여야 국회의원이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커졌다. 사건 초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3선 의원'이 개입돼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목됐고, 현재 두 의원은 루머 유포자들을 경찰에 고소한 상황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신상정보를 게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만약 사실을 적더라도 '비방할 목적'이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차민주 인턴기자 mj01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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