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부실 규명' 첫 타자 행안위 '파행'...김관영 놓고 충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준비의 책임 규명을 위해 첫번째 주자로 나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6일 잼버리 대회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출석 문제를 두고 여야 간 신경전 끝에 파행했다.
김 지사의 출석을 요구했던 여당은 '야당의 김관영 방탄'이라고 비판했고 야당은 여당이 여야 간 합의사항을 완전히 무시했다며 여당에 상임위 파행의 책임을 돌렸다. 이에 잼버리 사태 진상 규명을 두고 여야 간 대립 구도가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행안위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 소방청장, 충북지사 등이 출석한 가운데 잼버리 파행과 궁평 지하차도 참사, 묻지마 흉기 난동 범죄 등에 대한 현안질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잼버리 대회 집행위원장인 김 지사의 출석 여부를 두고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시작 30여분 만에 산회했다.
국민의힘은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지사를 불러야 한다며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합의한 대로 수해 법안부터 처리하고 잼버리 현안질의는 별도로 잡아서 진행하자는 취지로 주장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상임위 파행 후 기자회견을 열고 "김관영 전북지사 '방탄'"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김 지사 구하기를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금일 예정된 행안위 전체회의가 김관영 전북지사의 출석을 끝끝내 거부한 민주당의 몽니로 인해 사실상 무산된 것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며 "전북지사를 향한 잼버리 책임론을 하나부터 열까지 윤석열 정부에게 덮어씌우기 위한 불순한 의도와 정략적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회법 37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관장하는 국회 행안위가 잼버리 야영장 기반시설의 조성과 운영의 책임자이자 잼버리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인 김 전북지사의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합법적이며 정당한 직무수행임에도 민주당은 김영환 충북지사의 출석은 줄곧 요구해왔으면서도 잼버리 파행의 단초를 제공한 김 지사만큼은 끝까지 출석시킬 수 없다는 이중적 기준과 직무유기 행태로 오늘 행안위 파행의 단초마저 제공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잼버리 관련 질의를 행안부 장관에게 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행안부 장관은 민주당의 '헛발질 탄핵'으로 잼버리 개최 1주일 전에야 장관직무에 복귀할 수 있었다"며 "반면 6년 전 오늘 개최지가 확정되고 나서부터 개최준비는 뒷전이고 최소 8차례나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허송세월한 전북지사는 오늘이 아닌 별도의 날짜를 정해서 부르자고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는 사이 전북지사는 민주당의 든든한 가림막 뒤에서 '개최지 도지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자체감사를 실시하겠다'는 등의 보여주기식 언론플레이에만 열중하고 있어 개탄스럽다"며 "민주당을 둘러싼 '잼버리 게이트'의 진상규명과 책임소재를 밝힘에 있어 가용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 잼버리 운영 파행의 책임이 있다며 맞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도 국민의힘을 향해 "여야 합의사항을 완전히 무시하고 전북도지사 출석만 고집한 것을 규탄한다"며 "오늘 상임위 파행의 책임은 오롯이 국민의힘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당이 행안위에 전북도지사를 출석시켜 잼버리 현안질의를 해야 한다면 오늘 상임위는 예정대로 진행시켜 잼버리 공동위원장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현안질의를 하고 여당이 원하는 날짜에 별도의 일정을 잡아 전북도지사 등 관계자를 출석시켜 잼버리 현안질의를 했으면 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자고 여당을 설득했지만 대답은 상임위 파행이었다"고 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할 정부여당은 잼버리를 정쟁화시키고자 합의를 깼다. 오송 지하참사 진실을 은폐하고 가리고자 상임위 파행으로 몰고 갔다"며 "빠른 시일 내에 상임위 다시 소집할 걸 제안드린다.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서는 정부여당이 원하는 대로 전북 등 관계기관들을 다 불러 출석시키고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야당 행안위원들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관계부처 기관장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서는 "국회가 응당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강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권위를 대놓고 무시하고 이 상임위 파행을 이끄는 데 한 축의 역할을 담당했던 행안부 장관에 대해 국회 차원의 어떤 조치를 할 건지 논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날 여야는 2주간의 국회 휴회기를 마치고 8월 임시국회를 개원하면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준비 부실 사태'를 두고 본격적인 책임 추궁에 나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당장 행정안전위원회부터 파행하면서 잼버리 사태 진상규명을 두고 여야 간 대립 양상이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늘 25일 예정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대상으로 날선 문책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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