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진압 후에도 걱정...잔해물, 혈류 타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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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캐나다 역사상 가장 심각한 산불이 발생했다.
그 피해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8일에는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미국 근 100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산불이 났다.
지난 2019년 호주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대규모 산불은 기후 변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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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캐나다 역사상 가장 심각한 산불이 발생했다. 그 피해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8일에는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미국 근 100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산불이 났다. 16일인 오늘까지 9일째 진압되지 않고 있는 하와이 산불로, 현재까지 1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희생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화재 진화에 성공해도 큰 문제들이 남는다. 미국 정부는 수돗물 오염, 공기 오염 등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화재가 일어나면 숲과 목재 건축뿐 아니라 플라스틱, 페인트, 금속 등 다양한 가구 및 건축 자재, 전자제품, 차량 등이 불에 타게 된다. 이는 유독 가스와 입자가 방출되는 원인이 된다. 화재 잔해에서 발생한 가스 등이 먼지와 섞여 공기 중으로 떠다니게 되면 이를 사람이 흡입하거나, 물에 떨어져 급수가 오염되기도 한다.
벤젠, 납, 석면,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등이 대표적인 유해물질로, 이러한 물질들에 많이 노출되면 메스꺼움, 구토, 어지러움, 호흡기 문제 등이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오염물질은 폐를 지나 혈류로 들어갈 수도 있다. 머리카락 지름의 30분의 1 크기에 불과한 미세먼지(PM2.5)가 특히 문제가 된다. 이 입자들은 눈, 코, 목 등을 자극해 기침, 재채기, 호흡 곤란 등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혈류를 순환하며 심장병 등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산불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들이 있다. 산불에 대한 트라우마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생길 수 있으며 우울증, 불안증 등이 발생하거나 심해질 수 있다.
앤드류 J. 웰턴 미국 퍼듀대 토목·환경·생태공학과 교수는 12일(현지시간) ‘더 컨버세이션’을 통해 불에 타지 않고 남은 건물들 또한 안심하지 말고 재정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해물질이 덕트 등을 통해 집 내부로 유입됐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집 청소는 물론, 각종 필터 교체, 헤파 필터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오염물질이 배수관을 타고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물의 안전성 또한 검증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토양 상태도 살펴야 할 것으로 보았다. 화재 잔해물이 토양을 오염시키면 여기에서 자란 과일, 채소, 이곳에서 생활하는 반려동물, 인간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는 진압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건강상 피해를 유발하며, 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애초에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화재의 근본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지난 2019년 호주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대규모 산불은 기후 변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구온난화로 호주의 고온·건조 기후가 더욱 강화되면서, 불이 번지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카치 첸 예일대 보건대학 교수는 abc뉴스를 통해 “기후 변화는 말 그대로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말했다.
호주에 이어 캐나다, 하와이 등에서 역대급 산불이 반복되는 것은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를 제어하는 것 또한 산불 통제를 위한 중대한 과제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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