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임 사망사고' 발생 샤니공장…사고 때 '경보음' 안 울렸다
샤니, 고용노동부로부터 경보기 미작동 보고 받아
재발 방지 위한 1천억원 투자…말뿐인 조치 비난
SPC 계열사인 샤니 제빵 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끼임 사고를 당했을 당시 해당 기계에서 케이크 반죽 배합 볼 상승·하강 시 울려야 할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SPC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을 방문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샤니와 고용노동부 측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박정(더불어민주당)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임이자(국민의힘)·이수진(민주당) 의원, 김형동·지성호·이은주·진성준·전용기·이학영·윤건영·김영진 의원 등 11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사측에서는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가, 노동자 측에선 박인수 샤니 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과 민길수 고용노동부 중부청장 등 공무원들도 현장에 나왔다.
의원들은 먼저 비공개로 이 대표이사와 고용노동부 측으로부터 사고 경위와 조치 등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사고 현장을 살펴봤다.
현장 시찰에 앞서 이뤄진 의원들과 사측 간 간담회는 박 위원장과 여야 간사의 모두 발언만 공개되고, 나머지 일정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현장 시찰 후 박 위원장은 사고 경위와 관련한 질문에 "반죽 볼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 기계는 노동자들 요청으로 경보음이 울리게 하는 장치가 설치됐다는데 사고 당시 제대로 작동했는지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를 일으킨 기계는 당시)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다는데 고장이었는지, 누군가 수동으로 꺼놨는지 등은 추가로 밝혀야 한다. 회사 측도 추후 보고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당시 2인 1조로 작업이 이뤄졌고 기계 노즐을 바꾸기 위해 볼트를 조이는 작업 중이었고, 반죽 배합 볼이 빠진 상태에서 공간을 확보한 뒤 작업을 해야 했는데 사수와 부사수가 동시에 작업하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SPC 측이 지난해 10월 계열사인 경기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 사망사고가 난 이후 허영인 회장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1천억원을 투자, 안전사고를 방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말뿐인 조치였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수진 의원은 "SPC 계열 공장에서 사고가 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비슷한 사망 사고가 나서 안타깝다"며 "SPC는 재발을 막기 위해 공개 사과까지 했지만 어떤 대책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말뿐인 대책이 아니었는지, 각종 안전 조치나 산업안전 수칙들이 제대로 이행된 게 맞는지 밝혀야 한다"며 "국정조사, 청문회 등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지난 11일 소속 의원들의 샤니 공장 방문 당시 SPC 측의 제지로 현장을 시찰하지 못한 점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이사는 "의원님 측과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하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앞서 지난 8일 낮 12시 41분쯤 샤니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A(56·여)씨가 반죽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호흡과 맥박이 다시 돌아온 상태로 수술을 받았지만 10일 낮 12시 30분쯤 끝내 숨졌다.
A씨는 2인 1조로 원형 스테인리스 통에 담긴 반죽을 리프트 기계로 올려 다른 반죽 통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리프트 기계 아래쪽에서 일하던 A씨는 위쪽에 있던 다른 근무자 B씨가 안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기계를 작동시키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지난 11일 샤니 제빵공장 안전보건사무국, 공무팀, 총무팀 등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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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lj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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