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재발 놓치지 않는다"...15분 만에 영상 진단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진단, 편의성 개선 기대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한상원 교수가 유방암 전이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상대로 '18F-FES PET 검사'를 시행 중이다. [사진=서울아산병원]

그간 조직검사로 진단이 어렵던 재발·전이 유방암을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으로 15분 만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국내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안전성과 유효성을 처음 입증한 방법이다.

최근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재발·전이 유방암 진단 가이드라인으로 '18F-FES(Fluoroestradiol) PET 검사'를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NCCN은 국제적인 암 치료 기준을 선도하는 기관이다.

18F-FES PET 검사는 '18F-FES' 약물을 주입한 후 PET 영상을 촬영하는 방법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활성 여부를 측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론 추가 조직검사를 통해 이를 확인하나, 재발 부위가 여러 곳이거나 전이 위치 때문에 조직검사가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번 권고를 통해 이들 환자에 대한 기존의 추가 조직검사를 18F-FES 검사로 대체하는 방법이 표준 진단검사의 하나로 인정받게 된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여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의 경우 유방암 환자의 70% 정도가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 해당하는데, 호르몬의 영향으로 암세포가 성장하기 때문에 항호르몬 치료가 필수적이다.

18F-FES PET 검사는 15분 내외의 간단한 영상 촬영만으로도 몸 전체에 전이된 병변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다. 통증도 없어 조직검사에 대한 환자의 부담을 덜 수 있다.

해당 검사법은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문대혁·한상원 교수, 종양내과 김성배 교수, 유방외과 이종원 교수 등 유방암센터 의료진이 처음 개발해 임상 적합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를 근거로 미국핵의학회와 대한핵의학회 역시 18F-FES PET 검사의 적정이용기준(Appropriate use criteria)을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성배 유방암센터소장은 "유방암 진단 기술과 치료법의 발전으로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95%를 바라보고 있다"면서 "특히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유방암 중에서도 '늦은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러한 의학적 진전을 통해 환자분들이 희망을 놓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해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 (jh@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