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흔들린다③]수출은 줄고, 기업은 철수…K뷰티도 '주춤'

유희석 기자 2023. 8. 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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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여전히 對中 수출 의존도 높아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 수출 많아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기대 어려워
中 내수시장서 철수하는 기업 늘어
위안화 약세로 수출 경쟁력도 위험
[옌타이(산둥성)=AP/뉴시스]2023년 7월 5일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의 한 조선소에 수출용 신형 차량이 쌓여 있는 모습. 2023.07.14.


중국 경제가 위기다. 생산과 소비가 부진해지면서 '세계의 공장' 또는 '세계의 시장'으로서 위치는 흔들린지 오래다. 심각한 청년 실업에 탕핑족(몸과 마음이 지쳐버리면서 아예 더는 노력하지 않는 청년)이 느는 추세다. 세계 1위 인구 국가 위치도 인도에 내주었고, 인구 고령화로 미래의 경제 활력도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부도 위기는 산업전반은 물론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뉴시스는 4회에 걸친 기획 연재물 [중국이 흔들린다]를 통해 중국 경제의 위기 현황과 그 원인을 진단하고, 국내 금융 증권 시장, 산업 및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뉴시스]유희석 이혜원 기자 = 중국 경제가 과도한 지방정부 부채와 그림자금융 급증, 부동산 버블 붕괴 등의 문제로 장기 불황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특수를 기대하던 한국 산업계도 충격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중국 철수 기업들도 잇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줄어드는 대중국 수출…'석유화학·기계' 부진

중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며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는 지난 2020년 25.9%에서 올 1분기 19.5%로 낮아졌지만, 그래도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무역국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업종은 정밀기기(42.5%), 정밀화학(40.9%), 반도체(39.7%), 유리(39.3%), 석유화학(38.9%) 순이다. 특히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절반 가량을 중국이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중국으로 반도체, 자동차 부품, 철강 등 중간재를 많이 수출한다"며 "원래 올 하반기부터 중국 경기가 살아나며 한국의 수출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며 한국 관련 업종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서 철수하는 韓 기업들…현대차도 못피해

이 같은 경착륙은 중국 내수 시장까지 침체로 돌아세우며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사업 규모를 크게 축소하는 기업들을 늘릴 조짐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수 년 전에 중국 내 통신장비, 스마트폰 사업을 축소하며 관련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2020년 중국 내 LCD 사업을 매각했고, 삼성SDI도 중국 배터리팩 사업을 정리한 채 배터리 셀 사업에만 집중하는 실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리샹에 매각했고, 지난해 중국 충칭 5공장 가동도 멈춰 세웠다. 현대차는 올해 추가로 현지 공장 1곳의 생산을 중단하고, 충칭공장과 함께 매각할 방침이다. 중국 내 판매 제품도 현재 13개 차종에서 8개 차종으로 줄여 사업 효율성과 수익성 향상에 주력한다.

위안화 절하도 韓 수출엔 위기…K뷰티까지 '흔들'

중국 경기 침체와 동시에 중국 위안화 약세도 한국 기업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 외환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기준 달러당 7.2817위안으로, 올 초보다 5.6% 올랐다.

이 같은 위안화 약세는 중국의 수출 가격을 낮춰 한국 기업들을 수출 전선에서 밀어낼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한국 기업과 수출 경쟁을 한결 첨예하게 벌일 수 있다.

이에 한국의 가전·휴대폰·철강·기계류 등 중국과 수출 경합이 치열한 업종들은 위안화 약세로 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조짐이다.

한국의 수출 주력 업종으로 꼽히는 'K뷰티'는 이미 대중국 수출 부진에 따른 실적 하락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K뷰티의 투톱 중 하나인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소비 침체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59억원으로 간신히 영업이익을 올렸다. 단 매출은 9454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해 여전히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KB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내 영업적자는 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K뷰티 투톱의 또 다른 업체인 LG생활건강도 올 2분기 뷰티 부문 영업이익이 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 줄었다. 매출도 780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5% 감소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대비 한 자릿수 감소하며 역신장했다는 평이다.

한화투자증권 한유정 애널리스트는 "K뷰티의 실적 개선은 중국 현지 소비 회복에 기대는 측면이 강하다"며 "중국 단체 관광이 재개되며 면세점 매출이 살아날 수 있지만 중국 내수 시장 전체가 흔들린다면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march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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