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남도공, 백현동 개발 돌연 배제돼 李 측근 막대한 이익”…유동규 등 진술 확보

염유섭 기자 2023. 8. 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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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참여는 추후 검토키로 했을 뿐이고 정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과 민간개발업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 등 진술을 종합해 당시 성남시가 개발 참여가 추진되던 성남도공을 돌연 배제해 이 대표 측근에게 막대한 이익을 줬다고 판단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초 이 대표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이 성남도공의 백현동 참여를 지시했는데 2015년 백현동 개발 과정에서 성남도공 돌연 배제됐다"며 "2015년 말 업무보고를 위해 성남시를 방문해 배제 경위를 물었는데 이 대표 측이 '성남도공은 참여 안 하기로 했는데 몰랐냐.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백현동 개발은)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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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정진상, 성남도공 참여 지시” 취지 진술
정바울 “참여 추진된 성남도공 배제 필요성 언급” 취지 진술
성남시 실무진들도 당초 성남도공 참여 추진 진술
이재명만 “성남도공 참여 추후 검토, 정해지지 않아” 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참여는 추후 검토키로 했을 뿐이고 정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과 민간개발업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 등 진술을 종합해 당시 성남시가 개발 참여가 추진되던 성남도공을 돌연 배제해 이 대표 측근에게 막대한 이익을 줬다고 판단했다.

1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유 전 본부장·정 회장·성남시 실무진 등의 공통된 진술과 증거 등을 종합해 당초 백현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성남도공 참여가 추진됐지만 석연찮게 배제됐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백현동 개발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초 성남도공 참여가 전제됐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전날(15일) 검찰 진술서 요약본을 통해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조건으로 성남도공 참여를 결정한 게 아니고, 성남도공은 사업참여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한 부분과 배치된다. 향후 수사팀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이 부분에 대해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 조사 과정에서 이 대표가 직접 백현동 개발 과정에서 성남도공 참여를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초 이 대표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이 성남도공의 백현동 참여를 지시했는데 2015년 백현동 개발 과정에서 성남도공 돌연 배제됐다”며 “2015년 말 업무보고를 위해 성남시를 방문해 배제 경위를 물었는데 이 대표 측이 ‘성남도공은 참여 안 하기로 했는데 몰랐냐.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백현동 개발은)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은 민관합동개발이 검토되던 백현동 사업과 관련해 어느 순간부터 성남시로부터 협조 요청이 오지 않자 성남도공 담당자들을 성남시에 보냈고, 성남시를 다녀온 직원들로부터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배제됐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다고 한다.

정 회장도 인허가 청탁을 위해 영입한 이 대표 측근 김인섭 씨에게 성남도공 배제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연구·개발(R&D) 용지와 건물까지 기부채납하는 상황에서 성남도공까지 사업에 참여할 경우 본인에게 돌아갈 이익이 줄어든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성남시 실무진들로부터 최초 성남도공의 개발 참여가 추진됐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성남시·성남도공 압수수색 등을 통해 백현동 지역을 연구·개발(R&D) 등 단지로 개발할 경우 374억 원~805억 원의 사업성(용지 면적 60%까지 확보 기준)이 있다고 판단했고, 성남시 지시로 성남도공이 지분 10% 가량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문건 등도 확보했다고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적절한 참여 비율 여부를 따지는 대장동 특혜 의혹과 달리 백현동 특혜 의혹은 성남도공 참여가 돌연 배제됐고, 이 대표 측근이 속한 민간 개발업자 측이 수천 억 원의 이익을 독식했다”며 “혐의가 더 명확하다”고 꼬집었다.

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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