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발달지연 아동 미술치료' 계도기간 늘린다

전민준 기자 2023. 8. 1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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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이 당분간 발달지연 아동의 미술·놀이치료에 대해 실손보험금 지급을 이어간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발달지연 아동들이 놀이·미술치료 후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치료기관 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에 집중하고 고객 계도 기간을 늘리는 등 세부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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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이 발달지연 아동에 실손보험금 지급을 당분간 이어간다. 사진은 현대해상 광화문사옥./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이 당분간 발달지연 아동의 미술·놀이치료에 대해 실손보험금 지급을 이어간다. 현대해상이 해당 치료에 실손보험금 지급기준을 강화하면서 의료계 등의 논란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현대해상에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현대해상은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계도조치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발달지연 아동들이 놀이·미술치료 후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치료기관 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에 집중하고 고객 계도 기간을 늘리는 등 세부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헌대해상이 발달지연 아동 놀이·미술치료에 대한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 높이기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발달지연 실손보험금 청구건수·금액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의 발달지연 관련 지급보험금은 2017년 약 50억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380억원으로 4년만에 8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발달지연 관련 지급보험금은 2018년 200여억원에서 2022년 1185억여억원으로 5.9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달지연 환자도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 통계에 따면 발달지연 환자(R62 코드 기준)는 코로나 전 2019년 6만1849명에서 지난해 10만3107명으로 3년 새 4만명 이상 증가했다.

R코드는 원인질환이 확인되기 전까지 부여하는 임시 코드로 이 중 R62는 사회성·언어지연에 해당한다. 현재 '자폐 진단'인 F코드를 받으면 관련 치료비는 실손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다. 일부 치료기관들은 실손보험금을 받기 위해 사실상 '허위 진단서'를 발급하는 상황이다. 무면허 발달치료기관 설립을 유도하는 브로커들의 활동도 문제다.

이들은 병원장 등과 협의해 실손보험금을 확보한 뒤 일정한 비율로 나눠서 갖는 것이다. 일부 브로커 경우 40여개의 무면허 발달치료기관과 제휴해 운영하는 중이다. 이들에게 지급한 실손보험금만 지난해 10여억원인 것으로 보험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현대해상에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은 의료계의 반발이 예상보다 커지는 등 여론을 의식한 결과다.

앞서 대한소아청소년과행동발달증진학회, 대한아동병원협회, 한국뇌전증협회 등은 지난 6월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적법하게 훈련된 전문가들이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발달지연아 치료 현장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지휘 아래 언어재활사, 놀이치료사, 미술심리치료사, 행동치료사 등 다학제 치료 전문가가 한 팀을 이뤄 협업하며 치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현대해상에게 "구체적으로 의료 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계도기간 종료시점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며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보험금 누수를 막는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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