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통신사처럼 챗봇이 학부모 응대?…경기도교육청, AI 시스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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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교권 보호를 위해 학부모들의 초기 문의를 인공지능(AI) 챗봇이 응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카드사나 통신사 등 민간기업의 소비자 대응 매뉴얼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서면 상담을 거쳐 전화·방문 상담으로 이어지는 '지난한' 과정이 일선 교육 현장에 적합하느냐를 두고는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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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통신사 소비자 응대 연상
道 교육청 교권 존중 종합 대책,
단계별 분리 교육 운영 등 담아
전담변호사 지원 등 법률지원
교사 직위해제, 학교장이 판단
경기도교육청이 교권 보호를 위해 학부모들의 초기 문의를 인공지능(AI) 챗봇이 응대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악성 민원’에 시달려온 교사 대다수는 환영하는 반면, 일부 문제 학부모의 민원을 이유로 섣불리 챗봇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간기업에서 전화 자동응답시스템(ARS)을 대신해 등장한 AI 챗봇을 도입하기보다 교장·교감을 비롯한 행정·민원담당 교원을 확충하고 매뉴얼을 개편하는 방향으로 근본적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경기도교육청은 이르면 내년부터 도내 학부모들의 학사 일정 문의 등을 AI에게 맡기는 내용의 교권 존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학부모 상담 체계는 AI 챗봇, 서면 상담, 전화·방문 상담의 3단계로 이뤄진다.
챗봇은 채팅과 로봇의 합성어로, 사용자가 상담원을 통하지 않고도 시간, 장소와 관계없이 실시간으로 정보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미 일부 대기업과 금융회사, 정부기관 등에서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도 교육청은 대화형 메신저 서비스를 올 하반기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해당 챗봇을 거치면 24시간 상담이 가능하고 이후 서면 상담이 이뤄진다. 보다 상세한 상담을 원할 경우 전화와 방문 상담도 진행된다. 이 경우 통화나 대화를 녹음하게 된다.
교사 개인의 휴대전화 번호는 공개되지 않는다. 녹음·녹화 시설을 갖춘 상담실과 녹음 전화기 등이 학교 현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대다수 교원들은 이날 개편안 발표 직후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챗봇, 서면, 방문의 순서로 진행되는 학부모 응대를 놓고 일각에선 혼란을 우려한다. 카드사나 보험사 등은 챗봇·서면 상담 도중 곧바로 상담원 연결을 허용해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지만 검증 없이 도입하는 교육 현장에선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도 교육청이 이날 내놓은 종합 대책에는 학부모 상담 및 민원 대응 시스템 외에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단계별 분리 교육, 피해 교원 보상 및 법률지원 강화, 저경력 교사 지원 강화, 교권 조례 및 학생 인권 조례 개정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다른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선 ‘타임아웃’(Time Out) 조치가 거론됐다.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실 안에서 교사가 일정 시간을 정해 분리한 뒤 추가 분리가 필요한 경우 학교장이 지정한 교실 밖 장소에서 분리 교육에 들어가는 내용이다. 마지막 단계에선 분리 교육이 가정학습과 외부 기관 연계 등 학교 밖에서 이뤄지도록 했다. 결정권은 학교장에게 일임한다.
이러한 단계별 분리 교육은 올해 2학기 초등학교에서 시범 운영된다. 이후 만족도와 개선할 부분 등을 살펴서 내년에 확대 시행된다.
교원배상책임보험의 지원 분야도 변호사 선임료 선지급, 폭력 피해 위로금, 경호 서비스 등으로 확대된다. 소송에 앞서 아동학대 등으로 학부모가 교사를 신고했을 때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는 학교장이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다 신중히 결정하도록 했다.
도 교육청의 교권 조례에는 책무 보완, 학생 분리 교육 신설, 악성 민원 대응, 상담 업무 보완 등의 내용이 추가된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최근 교육활동 침해와 관련한 여러 사안을 접하며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에 마련한 종합 대책을 최대한 빨리 현장에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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