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드라이브’ 통신 3사,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 4%↑… 감축은 언제쯤

박수현 기자 2023. 8. 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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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4.75%, KT 3.38%, LGU+ 3.91%↑
목표는 “2020~2021년 대비 38~51.7% 절감”
IDC 사업 드라이브 거는 통신사… 달성 쉽지 않을 듯
“통신=공공재”… ‘배출권 무상할당’ 목소리 커지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11일 서울 양천구 KT클라우드 목동IDC 2센터를 방문해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와 'AI IDC 오퍼레이터' 등 민간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부문의 탄소중립 현황 및 효과를 점검하고 있다./과기정통부

지난해 통신 3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탈(脫)통신 전략의 일환으로 사용 전력이 많은 IDC(데이터센터) 사업에 주력한 결과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2021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3사의 목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통신 3사가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3사가 지난해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직·간접 배출 합산 기준)은 약 366만3536tCO2e(이산화탄소 환산톤)로 전년 352만2601tCO2e 대비 4% 증가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 4.75%, 3.38%, 3.91% 증가했다.

3사 모두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대비 47.7% 줄인다는 목표를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1년 대비 각각 51.7%, 38%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3사는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따른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증설로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105만1400tCO2e에서 지난해 110만1361tCO2e로 온실가스 배출 증가폭이 3사 중 가장 컸던 SK텔레콤은 “국내 무선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트래픽은 현재 100만TB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향후 초거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다양한 생활 밀착 서비스가 출시되고 로봇,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모빌리티 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네트워크 활용도가 급격히 증가하면 인프라 운영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업계는 3사의 IDC 사업 확장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IDC는 데이터 저장·처리와 냉방을 위해 24시간 쉬지 않고 다량의 전력을 사용해 ‘전기먹는 하마’로 불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IDC 1개당 평균 연간 전력 사용량은 25GWh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6000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같은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신규 IDC의 가동률 상승과 경기 성남시 분당 2센터 개소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IDC 사업 매출 4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IDC 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15.5% 증가한 798억원을 기록하며 기업인프라 부문 사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KT의 클라우드·IDC 사업 매출도 올해 2분기 4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지난해 KT클라우드 분사 영향에서 벗어난 이후 처음으로 매출 성장세가 정상 궤도에 오른 만큼 앞으로 증가폭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클라우드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한 매출 1538억원을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개념도./환경부

통신 3사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SK텔레콤은 관련해서 2030년까지 약 1673억원, 2050년까지 약 8408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64만1973tCO2e, 내년 171만8277tCO2e에 이어 2025년 175만2105tCO2e 규모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45만3517tCO2e다.

KT는 별도의 예상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데이터 트래픽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온실가스 배출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3사는 전력 절감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정부에 ‘온실가스 배출권 무상할당’ 요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해, 남으면 팔고 부족하면 사도록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인 배출권거래제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정부가 특정 업계의 무상할당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 등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기업 중 60%가 유상할당 대상인 가운데 10%인 한국이 이를 더 완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해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자리에서 ‘통신의 공공성을 인정해 철도·공공운수 부문과 같이 온실가스 배출권 부담을 낮춰달라’는 3사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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