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든 강도에 땅 투기꾼까지···잿더미 된 하와이 마우이섬 '아수라장'

김은미 인턴기자 2023. 8. 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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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100여 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치안이 허술해진 틈을 타 약탈자들과 땅 투기꾼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 등 외신은 대규모 산불로 치안이 허술해진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약탈과 강도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산불이 휩쓸고 간 마우이섬에 늘어난 건 강도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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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산불로 잿더미가 된 하와이 마우이섬의 라하이나 마을. 사진=AP·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100여 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치안이 허술해진 틈을 타 약탈자들과 땅 투기꾼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 등 외신은 대규모 산불로 치안이 허술해진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약탈과 강도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라하이나 주민들은 약탈자들로 인해 구호물자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ABC방송 계열인 지역 채널 KITV4는 마우이섬 서부 주민들이 음식과 의류 보급품을 여기저기서 도둑맞고 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그곳(라하이나)에는 물자가 없고, 가게고 뭐고 전부 다 텅 비어 있으며 밖에도 아무것도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약탈자들이 더 많은 구호물자를 갈취하려고 섬을 가로지르고 있다"며 "적십자사에 가도 구호품이 충분치 못하고 마실 물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구호물자 외에 생필품조차 뺏기고 있다. 20년간 마우이에 거주했다는 브라이언 사이즈모어(48)는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약탈자들이 가스탱크에 구멍을 내고 휘발유를 빼 갔다"며 NBC에 전했다.

특히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총을 든 강도까지 등장해 주민들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오리건주의 한 주민은 물과 음식, 생활용품과 의복을 기부하기 위해 마우이로 향했지만, 도착 직후 총 든 강도들에게 물건을 빼앗겼다고 하소연했다. 라하이나에서 술집을 운영한다는 맷 롭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밤에는 사람들이 총으로 위협받으며 강도를 당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와이 임시대피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산불이 휩쓸고 간 마우이섬에 늘어난 건 강도뿐만이 아니다. 산불 피해지역 생존 주민들에게 잿더미가 된 땅이나 집을 사겠다고 제안하는 부동산 투기꾼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하이나는 한때 하와이 왕조의 수도였던 만큼 문화유산이 풍부한 관광지였다. 이 때문에 화재 이전부터 주민들은 개발에 대한 압력을 받고 있었다. 이번 산불로 라하이나 지역이 폐허가 되면서 외지의 대규모 개발 세력이 유입되기 쉬운 환경에 놓인 셈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하이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일대가 와이키키 해변 같은 상업 지구로 변질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와이의 관광 중심지인 와이키키는 대기업의 고가 브랜드가 지배하고 있다.

앤지 리온이라는 주민은 "라하이나 사람들은 지역의 역사를 되살리는 방식으로 복원이 이뤄지길 바랄 것"이라며 "지역 사회는 라하이나가 와이키키처럼 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한 여성 주민은 틱톡에서 "부동산 업자들과 투자자들이 내 가족들한테 전화를 걸어 땅을 사겠다고 제안했다"며 "감히 이 시국에 그딴 짓을 하고 다니냐. 정말 부끄럽지도 않냐"고 비판에 나섰다.

잿더미가 된 하와이 마우이섬. 사진=AFP·연합뉴스

약탈 및 강도 사건과 관련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서장은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을 순찰하는 경찰관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와이 당국은 부동산 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는 것을 두고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손상되거나 파괴된 부동산의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법무장관과 논의했다"고 향후 대책을 밝혔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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