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흐름’ 속 현대가 더비 맞는 울산, 주장단+내부 분위기 단속부터
부진 속 주장단은 연이은 논란에 휩싸여
오는 19일 전북과의 현대가 더비 통해 반전 모색
홍명보 감독의 말처럼 압도적인 우승 레이스를 펼칠 것 같았던 울산현대가 흔들리고 있다.
울산은 지난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강원FC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에도 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이 최하위 강원을 상대로 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강원은 리그 15경기에서 7무 8패로 승리가 없었다. 부진한 성적으로 사령탑 교체까지 이뤄졌다.
강원 원정에 나선 울산 선수단의 발놀림은 무거웠고 충격적인 완패를 당했다.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이고 패한 게 아니었다. 슈팅 수에선 10-20으로 두 배 뒤졌다. 유효 슈팅에서도 2-9의 큰 차이를 보였다.
수문장 조현우의 선방 퍼레이드가 아니었다면 더 큰 패배를 당할 뻔했다. 이날 조현우는 유효 슈팅 9개 중 7개를 막아냈다. ‘비프로 일레븐’은 조현우에게 울산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 8.4점을 줬다. 울산 선수 중 유일한 8점대 평점이었고 이명재(7.3점)를 제외하면 14명의 선수가 6점대였다.
문제는 최근 울산의 기세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점. 울산은 개막 후 21경기에서 17승 2무 2패의 고공행진을 펼쳤다. 그 결과 2위권과 승점 15점 이상의 차이를 보이며 압도적인 질주를 했다.
2연패와 함께 조기 우승 확정 시기에 관심이 쏠릴 무렵 울산이 발걸음이 더뎌졌다. 패배가 두 번밖에 없었던 울산은 지난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로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고 상위권 팀을 만난 일정도 아니었다. 같은 기간 울산이 만난 팀은 모두 현재 7위 이하의 팀이다. 7위 인천유나이티드, 12위 수원삼성, 11위 강원에 패했고 9위 대구FC와 비겼다. 유일하게 승리를 챙긴 제주유나이티드 역시 8위에 머물러 있다.
다만 불안함을 지우고 다가오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위해서라도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울산은 K리그1 최다 준우승팀이다. 10차례 정상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2010년대 이후에도 극적인 역전극의 희생양이 되며 5차례나 고개를 숙였다. 쓰라린 경험에서 오는 불안감을 털어내야 한다.
울산은 2020년 이후 다시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ACL 일정은 내달 중순 막을 올린다. 초반 리그 분위기를 고려하면 트로피 하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내달 중순 시작하는 ACL 일정에 맞춰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달 중순에는 이규성이 인천 문지환의 머리를 가격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연맹은 이규성의 행위에 문제 있다고 판단해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에 질의했다. 그러나 협회는 사후 징계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일 대구 원정에선 정승현이 몸싸움 도중 불필요하게 대구 이진용의 얼굴을 밀치는 행위를 했다. 비디오 판독(VAR)으로 퇴장 여부를 가리는 상황까지 갔다. 당시 홍 감독 역시 “불필요한 액션”이라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정승현은 주장, 이규성은 부주장이다.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이명재도 부주장이다. 솔선수범해서 선수단을 이끌어야 할 이들이 계속해서 불필요한 논란을 낳으며 팀을 흔드는 모양새다. 주장단을 비롯한 내부 분위기 다지기가 필수다.
홍 감독은 강원전 직후 “부임 후 지금이 가장 분위기가 떨어져 있다”고 위기의식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견뎌내야 하고 이겨낼 수밖에 없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전북전에 대해서도 “어떻게 준비하는 건 없다”며 “선수들과 잘 보완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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