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왔을 때 쌀재터널 산사태…“급경사지 임도가 출발점”

최상원 2023. 8. 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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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이 몰아치던 지난 10일 오전 9시1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쌀재터널 근처 야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강명효 경남도 산림관리과장도 "임도가 최근 발생한 쌀재터널 부근 산사태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임도 개설 전에도 산사태가 났던 곳이기 때문에 임도 때문에 산사태가 났다고 단정하기는 애매하다. 또 임도는 산불 진화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야간에는 임도가 없으면 산불 진화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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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이 몰아치던 지난 10일 오전 9시1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쌀재터널 부근 야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이날 저녁까지 왕복 4차로 차량 운행이 중단됐다. 창원소방본부 제공

태풍 ‘카눈’이 몰아치던 지난 10일 오전 9시1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쌀재터널 근처 야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다행히 인명피해가 나지는 않았지만, 암석과 토사가 왕복 4차로를 뒤덮어 이날 저녁까지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환경단체의 현장조사 결과, 임도 가장자리의 토사가 빗물에 쓸려 도로 쪽으로 쏟아져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8일 오후 2시께 경남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에서 산불이 나서 다음날 오전 10시께까지 20시간 동안 산림 163㏊를 불태웠다.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순간풍속이 초속 11m에 이르는 강풍까지 불면서, 산불 발생 3시간 만에 100㏊의 산림에 불길이 번질 만큼 산불은 빠르게 퍼졌다. 역시 환경단체의 현장조사 결과, 산불이 임도를 따라서 번진 양상이 뚜렷이 확인됐다.

환경단체들이 산불을 키우고 산사태를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산에 설치한 도로인 임도를 지목하며, 임도 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1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도는 대형 산불과 산사태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긴다. 이제는 과도한 임도 개설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도는 산림 경영·관리를 위해 산에 설치한 도로인데 산불 예방·진화 목적도 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전국에서 발생하는 산사태와 산불 현장에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급경사지에 조성한 임도가 산사태의 출발점이 되고, 산불의 바람길 구실을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임도가 대형 산불과 산사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임도 조성을 중단하고 복원하는 등 전문가들과 함께 정책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1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도가 산불을 키우고 산사태를 일으킨다”며 임도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최상원 기자

송명수 산림청 목재산업과 사무관은 “지난달 많은 인명피해를 낸 경북 예천군 등 산사태 현장에서 전문가들이 산사태 원인을 밝히기 위해 현재 조사 중이다. 산사태의 원인은 다양할 것인데, 집중호우와 극한강우를 주원인으로 본다. 임도가 산사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원인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불과 임도의 관련성을 밝히기 위해 현재 여러 임도에 기상 관측장비를 설치해서 조사 중이다. 산불이 바람길 구실을 하는 임도를 따라서 번진다는 것은 현재까지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명효 경남도 산림관리과장도 “임도가 최근 발생한 쌀재터널 부근 산사태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임도 개설 전에도 산사태가 났던 곳이기 때문에 임도 때문에 산사태가 났다고 단정하기는 애매하다. 또 임도는 산불 진화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야간에는 임도가 없으면 산불 진화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임도 개설 지역을 재해우려지역으로 지정해 관리를 강화할 필요는 있다. 특히 마을에 인접한 임도는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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