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잼버리 추경 152억여원, 위생보단 조직·행사 운영비로 쓰여

채명준 2023. 8. 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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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잼버리 개최를 목전에 두고 3차례에 걸쳐 급하게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대원들의 조기퇴영 이유로 거론된 위생보다는 조직·행사 운영에 주로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세계일보가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을 통해 확보한 '2023년도 조직위 추경 예산'을 분석한 결과 조직위는 올해 총 152억8648만원을 추경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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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총사업비 20%에 달하는 금액
폭염 대비 물품도 개최 2달전에 마련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잼버리 개최를 목전에 두고 3차례에 걸쳐 급하게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대원들의 조기퇴영 이유로 거론된 위생보다는 조직·행사 운영에 주로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세계일보가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을 통해 확보한 ‘2023년도 조직위 추경 예산’을 분석한 결과 조직위는 올해 총 152억8648만원을 추경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경은 4월, 6월, 7월 3차례에 걸쳐 편성됐다. 3차례 추경을 통해 편성된 예산 152억여원은 2020년 11월 수정된 잼버리 총사업비 846억1100만원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군민들이 지난 4일 전남 부안군 잼버리공원에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숙영지를 바라보고 있다. 부산=뉴시스
추경의 세부내역을 살펴보니 이 가운데 30억여원은 조직운영 및 기획·홍보에, 53억여원은 공연·이벤트 등 행사운영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에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대원들의 조기퇴영 이유로 거론된 위생에 대한 추가 예산 투입은 저조했다. 화장실, 샤워장, 발전기 등을 포괄하는 상부시설 임차료에 추가 투입된 예산은 총 2162만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잼버리 시범분단을 위한 추경이었다. 일반 잼버리 대원들을 위한 화장실, 샤워장 추경은 없었던 셈이다. 화장실 분뇨 관리 및 처리와 관련된 예산이나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 등도 추경 예산으로 잡히지 않았다.
지난 8일 전북 부안군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지에서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이 철수 버스 탑승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잼버리 개최 전 아·태 잼버리 참관(2013년), 일본 개최 세계 잼버리 개최지 방문(2017년), 미국 개최 세계잼버리 참관(2019년), 국회 토론회(2022년) 등 네 차례에 걸쳐 필요한 화장실의 수가 대략 700∼820개에 달하고, 분뇨처리 리스크 등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알았지만 정작 추경에는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잼버리에 설치된 화장실은 300여개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에는 모기와 해충이 창궐해 벌레에 물린 대원이 많았다. 그런데 추경에서 해충방역 예산은 기존 5억원에서 7000만원이 삭감되기도 했다. 벌레를 제거하는 포충기 임차에 2억1000만원, 해충기피제 구입에 6000만원의 추가 예산을 편성했지만, 해충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역 예산을 줄인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장에서 창궐한 벌레 떼에 물린 한 참가자의 다리. 연합뉴스
폭염에 대비한 물품 예산도 잼버리 개최 2달 전에야 가까스로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위는 6월 추경으로 탈수 예방 염분 구입비 2100만원, 7월 추경으로 물 13만병 등 구입비 2억3200만원을 확보했다. 이러한 추경에도 불구하고 대회 내내 이어진 폭염 탓에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며 충분한 수분 공급이 불가능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컨트롤 타워 부재’로 벌어진 주먹구구식 행정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사공이 많으니 배가 산으로 간거다”라며 “원래는 실무자인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중심이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추진돼야 탁상행정을 피할 수 있는데 컨트롤 타워가 명확하지 않으니까 추경도 잦고 적절한 예산 편성에도 실패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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