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돌아온 中 유커들 즐겨 찾는 곳은?...K컬처 열풍에 굿즈·캐릭터숍 ‘북적’

이학준 기자 2023. 8. 16. 14: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관광객 7월 20만 돌파…단체 관광에 속도↑
홍대 등 中 인기 상품 팔며 관광객 맞이
여행업계, 소도시 여행 상품으로 모객 나서
“케이팝이 중국인들 사이에 유명해지면서 한국을 찾으려는 친구들이 많다. 서울이 아니어도 제주도로 나가도 여행하기 좋고 소통의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관광지가 잘 돼 있어서 편했다.”
-한국에서 3개월째 유학 중인 중국인 리나 리우(28)씨
“도시가 예쁘고 쇼핑하기가 편하다. 초등학생 조카들에게 선물하려고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한국 캐릭터 상품이 후기가 많아서 캐릭터 인형을 하나씩 사주려고 한다. 단체 여행이 허용됐으니 더 많은 중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 같다”
-5일째 한국을 여행 중인 중국인 첸 팽유(39)씨

중국이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사태 이후 금지했던 자국민 한국 단체 관광을 6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허용한 가운데, 명동, 홍대 등 서울 내 주요 관광지는 이미 개별 관광 온 중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다시 돌아온 유커들이 자주 찾는 곳은 카카오 등 캐릭터 상품과 K-콘텐츠 관련 매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간(코로나19) 기간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BTS, 블랙핑크를 비롯한 아이돌그룹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생긴 변화다.

16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20만명 수준이다. 지난 1월(3만명)보다 7배, 지난 4월(11만명)보다는 2배 증가한 셈이다. 8월의 경우 지난 13일 기준 이미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오후 3시쯤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홍대 거리를 오가고 있다. /강정아 기자

◇ “잔망 루피가 ‘위챗’에서 최고”…홍대 찾는 2030 중국인들

중국인 관광객 다수는 명동으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외국인 중 중국인 비율이 높은 곳은 동대문을 비롯한 홍대·연남동 등이라고 한다. 이른바 ‘K-컬쳐’를 즐길 수 있는 데다 관광의 주요 목적인 쇼핑을 하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후 3시쯤 찾은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는 쇼핑하는 중국인들로 북적였다. 한국어에 미숙한 중국인들이 쇼핑하기 편리하도록 거리 곳곳에 중국어 안내판이 붙어있었고, “알리페이가 가능하다”며 중국 결제 수단을 홍보하는 가게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사진 명당이라 알려진 한 카페 앞에서는 중국인과 일본인들이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기도 했다.

방문하는 중국인이 늘어난 만큼 가게의 중국어 서비스를 늘리려는 상인도 눈에 띄었다. 홍대에서 50평 규모의 카페에서 운영하는 최모(34)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최근 체감상 30% 정도 늘었는데 단체 관광객까지 오면 판매에 대비해 중국어 메뉴판을 따로 만들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이모티콘 중 하나로 ‘잔망 루피’가 인기를 끌면서 잔망 루피 굿즈를 구매하려는 중국인들 이목이 홍대에 집중됐다. 이곳에 위치한 카카오 굿즈 판매점인 ‘카카오프렌즈샵’이 지난 3월부터 잔망 루피 코너를 따로 마련한 덕분이다.

카카오프렌즈샵은 카카오 캐릭터로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던 곳이지만, 잔망 루피 판매로 손님이 더 늘었다고 한다. 20대 직원 김모씨는 “중국인들이 최근 크게 늘면서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2배 이상은 뛴 것 같다”며 “특히 이달 주말은 방문 외국인 중 70%가 체감상 중국인이었다”고 말했다.

오후 4시쯤이 되자 층마다 있는 30여명의 손님 중 30%가 중국인일 정도였다. 캐릭터 인형 고르기에 여념이 없던 리앙 위콴(24)씨는 “케이팝(K-pop)을 좋아해서 한국에 왔는데 홍대에 잔망 루피를 살 수 있는 가게가 있다고 해 방문했다”라며 “지난주엔 제주도에 들려 우도와 함덕해수욕장에 다녀왔는데 바닷물의 색깔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했다.

케이팝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도 상당히 컸다. 인기 여자 아이돌 르세라핌의 콘서트에 참여하고자 방한했다는 잔 유위(20)씨도 “지난 주말 콘서트 때문에 돈을 모아 여행차 방문했는데 홍대에 캐릭터 인형 가게가 유명하다고 해 왔다”라며 “르세라핌 외에도 뉴진스 등 좋아하는 한국 아이돌이 많다”고 웃음을 지었다.

14일 오후 4시쯤 홍대에 위치한 캐릭터 상품 판매점에 손님이 북적거린다. 손님 중 30% 정도가 중국인 관광객이다. /강정아 기자

◇ 서울부터 지방까지 관광 기대↑…”3박 4일 여행에 韓 소도시도 즐기고파”

서울 등 수도권 외 지방 소도시도 ‘유커 특수’를 누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중국인들은 전통적 여행지인 강남·명동·홍대 등만 찾았다. 그러나 최근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오징어로 유명한 강원도 속초 여행을 하루 넣은 패키지 여행 상품을 찾거나, 서서갈비·이동갈비 등 지역 특산물을 즐기려는 중국인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여행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을 모집하기 위한 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중국 전담 여행사에서는 중국인 단체 관광을 유치하는 데 있어 한국 여행업계와 수요에 맞는 일정과 활동을 넣은 상품을 만들고 있다. 일본의 소도시 관광상품들을 벤치마킹해 국내 관광에도 지방 일정을 넣어 패키지를 구성하는 식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여행사와 여행 일정 조정을 할 때 6년 전 명동, 홍대가 주류 패키지 상품이었던 과거와 달리 3박 4일 중 서울 근교의 지방 일정 하루를 포함한 상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아 관련 패키지 상품을 구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모두투어는 한국관광공사 또는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업을 해서 특색있는 지방 여행 상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도 중국 전담 여행사인 자회사 하나투어 ITC를 통해 제주 16일 일주, 한국 전체·동부·서부 일주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하나투어는 제주, 지방 도시 일주 등 여행 상품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