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옆 폴란드 하늘서...국산 FA-50 경공격기 처음 날았다
국산 FA-50 경공격기가 러시아에 맞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폴란드에서 첫 비행에 성공했다. 폴란드는 물론 유럽 상공에서 국산 항공기가 비행한 것은 처음이다. K방산의 저력이 재차 확인된 것으로 K방산의 수출에 보다 탄력을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폴란드는 지난해 FA-50을 비롯해 K-9자주포, K-2전차 등을 대거 도입하며 국방력 증강에 힘을 쏟고 있다.
FA-50 개발업체인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16일 “폴란드 공군에 납품된 FA-50GF 1호기, 2호기가 15일(현지 시각) 폴란드 국군의 날을 기념해 현지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면서 “FA-50이 ‘유럽 하늘 첫 비행’에 성공하며 국산항공기의 새역사를 썼다”고 밝혔다.
FA-50 뒤에 붙은 용어인 ‘GF’는 ‘Gap Filler(갭 필러·틈 메우기)’의 약자다. 항공기는 계약 체결 후 양산을 거쳐 인도하기까지 최소 36개월이 걸리는데, 이 사이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 제공한 1차 물량을 일컫는다. KAI는 지난해 총 48대의 FA-50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1,2호기 2대를 시작으로 올해 12월까지 총 12대의 1차 물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KAI에 따르면, FA-50GF는 이날 민스크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상공을 안정적으로 날았다. 폴란드 국민 다수가 참관한 가운데 많은 이들이 비행 모습을 보고 환호를 보냈다고 한다. FA-50GF는 폴란드 공군이 보유한 미그(Mig)-29와 편대로 등장해 함께 비행한 후 미그 전투기가 편대를 이탈했다. 이는 폴란드의 비행 체제가 구소련제 미그에서 자연스럽게 FA-50으로 교체되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KAI는 설명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안보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라며 “폴란드군은 최신 무기체계를 통한 군 현대화를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한 국방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KAI 강구영 사장은 “폴란드 신속 납품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방사청, 한국공군에 감사드린다”며 “FA-50이 폴란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과거 전투기 원조를 받던 한국이, 국산 항공기로 유럽의 하늘을 날며 대한민국 항공 역사를 새롭게 썼다”면서 “전세계 660여 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는 KAI의 후속지원 역량을 기반으로 폴란드 공군의 항공전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지 첫 비행에 성공한 FA-50GF는 내달 26~27일 양일간 진행되는 폴란드 라돔에어쇼(Radom Airshow)에서 지상전시와 시범비행을 통해 폴란드 국민에게 공개된다. FA-50GF 3, 4호기도 9월 중 현지로 넘어가 납품을 준비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까지 총 12대가 우선 납품된다.
폴란드 계약 대수 48대 중 36대는 폴란드 공군의 요구를 반영해 FA-50 성능개량 버전인 FA-50PL(Poland) 형상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2028년까지 납품된다.
향후 폴란드 공군은 FA-50을 경공격, 특수전술 및 전투임무 등 다양한 임무작전에 투입해 영공방위 수호의 핵심기종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월 13일(현지 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방위산업과 함께 교통 인프라 및 원전 건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 폴란드와 협력하기로 했다. 두다 대통령은 “한국은 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했고, 윤 대통령은 “폴란드는 유럽의 관문으로서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했다.
폴란드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한국 방산 수출액 173억달러의 71.6%(124억달러)에 해당하는 무기를 한국에서 수입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K2 전차(1000대)를 비롯하여 K9 자주포(672문), FA-50 경공격기(48대), 천무 다연장로켓(288문) 등 한국산 무기 4종에 대한 1차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도 각종 탄약류 등 최대 300억달러 규모 계약이 2차로 체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다 대통령이 K2 전차 자국 생산을 희망하고 윤 대통령이 ‘상호 호혜적 방산 협력’을 언급하면서 한국산 무기의 폴란드 생산이나 기술 이전 논의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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