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해체 위기' 학교컬링이 흔들린다! 올림픽 때만 반짝…진학·취업 막막
선수 수급 불균형으로 동계 진학 단절 컬링 계열화 요원
선수, 지도자들은 대회수를 늘려야 저변확대·활성화 지적
(MHN스포츠 임형식 선임기자) 한국 컬링의 미래를 가늠할 초중고 학교 컬링이 흔들리고 있다.
학생부 컬링이 신입 선수 확보의 어려움과 진학, 취업의 문이 좁아지면서 컬링부 해체라는 '도미노 현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먼저, 서울체육고등학교 컬링부가 신입 선수 확보의 어려움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서울체고 관계자는 "올해 컬링팀 신입생 지원자가 없어 팀 해체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서울체고에는 원래 22개 종목에 걸쳐 감독과 코치가 지도하고 있었는데 학생 수가 줄면서 컬링 감독이었던 교사도 바뀌면서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컬링 명문 의정부고등학교도 신입 선수 확보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의정부고 신경용 코치는 "올해는 3학년 2명, 2학년 1명, 1학년 1명 등 4명의 선수로 팀을 이끌고 있는데 컬링에 관심이 많았던 J감독도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갔기 때문에 2024년도가 문제"라고 안타까워했다.
의정부고에는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경기도 G스포츠컬링 팀 선수들이 진학 할 예정이었지만 선수들이 컬링보다는 공부에 집중하기로 진로를 바꾸면서 현재는 중학교 1, 2학년 학생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3월에 창단하면서 동계종목의 메카 강원도 춘천에 초등~중학~고교~실업팀으로 이어지는 컬링 계열화를 완성했던 춘천 유봉여고 컬링 팀도 위기를 맞고 있다.
유봉여고는 창단 2개월 만에 선수 학부모와 코치진 간의 문제로 내홍을 겪은데 이어 최근에는 선수 1명이 자퇴를 하여 3명의 선수와 1명의 일반 학생으로 팀을 존속하고 있지만 일반 학생의 훈련 참여도가 들쑥 날쑥 하고있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컬링 꿈나무들인 초등부도 서울 한양초등학교가 근근이 유지하고 있지만 계열 진학의 어려움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한양초 선수들은 이전까지는 강남에 위치한 신구중학교로 진학했지만 현재는 신입생을 받지 않고 있어 선수들은 강서구에 위치한 수명중학교로 진학해야 하는데 학부모들이 원거리 학교 진학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현장의 중고등부 지도자들은 대한컬링연맹이 학생 컬링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건의도 묵살하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지도자는 "컬링연맹이 실업팀과 대표팀에만 신경 쓰고 학생부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면서 "한상호 회장은 대학 팀이 늘어나면 자동적으로 선수가 늘어날 것이다 라고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대학팀 창단이 선수수급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생각은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다"라면서 "대학팀도 필요하지만 수도권 명문대가 창단하면 모를까 선수들은 지방에 있는 대학을 가느니 차라리 컬링을 그만두는게 낫다고들 하고 있다."라고 단언했다.
한국 컬링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팀 킴'이 한국 컬링 역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하며 컬링 신드롬을 일으켰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주요 종목으로 중계방송 되는 등 변함없는 인기를 확인했다.
그러나 국내 대회는 손에 꼽을 정도로 부족해 컬링 활성화에 근본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2월 8일 전임 김용빈 회장의 사퇴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대한컬링연맹 한상호 회장이 야심차게 발표한 대한체육회 주말리그 공모사업은 당구, 스쿼시, 아이스하키에 배당 됐고 컬링은 탈락했다.
한 회장이 추진을 약속했던 대한체육회장배 컬링 대회도 자체 비용으로 대회를 열어야 하는 실정이고 모든 컬링인들의 염원이었던 코리아컬링리그 부활 공약도 메인 스폰서도 구하지 못한 현실에서 미지수다.
선수들이 활동할 대회수가 절대 부족하다보니 선수 수급과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실업팀으로 이어지는 컬링 계열화는 요원하기만 하다.
선수 부족으로 인한 학교 컬링의 위기에 대해 대한컬링연맹 고위관계자는 "선수 수급은 지도자들 몫인데 지도자들은 연맹에 요구만 하고 본인들의 할 일을 하지 않고 있으니 답답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도자가 묵묵히 선수 수급을 하면 묘하게 왕따 시키는 분위를 몰고가는 분위기도 없어져야 할 부분"이라면서 "학생부 컬링 발전을 위해서는 어찌 됐든 저변 확대를 위해서라도 대회 성적보다는 선수를 키울 수 있는 컬링 환경이 시스템적인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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