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시대 필수 기술 ‘오픈랜’ 활성화 나선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국이 중국산 통신장비 지배력을 약화할 목적으로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개방형 무선 접속망(오픈랜)’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오픈랜은 서로 다른 제조사가 만든 통신장비를 상호 연동하는 기술이다. 통신사가 여러 회사 장비를 섞어 쓸 수 있게 되면 차세대 이동통신 도입 단계에서 기지국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다. 향후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해야 하는 6세대(G) 이동통신 상용화에도 효과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통신사, 제조사, 소프트웨어 기업과 학계·연구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오픈랜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ORIA)’ 출범 선포식을 개최했다.
미국·일본 등은 통신장비 공급자 다양화를 위해 자국 통신망에 오픈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중국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한 측면도 크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오픈랜 시장 규모는 2021년 12억 달러(약 1조6047억원)에서 2026년 64억 달러(약 8조5587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전 주기 상용화 지원 인프라 구축, 기술·표준 경쟁력 확보, 민·관 협력 기반 생태계 조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오픈랜 활성화 정책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판교에 구축된 오픈랜 테스트베드에 글로벌 제조사 장비를 도입해 국내 기업의 시험·실증 기회를 확대하고, 오픈랜 장비 국제인증체계를 구축한다. 5G 오픈랜 칩, 부품, 장비, 소프트웨어 핵심 기술 확보를 목표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6G 네트워크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 확보에도 돌입한다.
또 민·관 협의체인 ORIA를 설립해 국내·외 오픈랜 수요 발굴과 확산을 주도하는 구심점을 마련한다. ORIA는 오픈랜 생태계를 구성하는 30개 기업과 유관기관의 참여를 기반으로 국제협력을 수행한다. ORIA 첫 대표의장은 SK텔레콤이 맡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삼성전자와 국내 중계기 업체 쏠리드의 미국 시장 공동 진출과, 핀란드 노키아와 국내 통신장비 업체 삼지전자의 오픈랜 장비 연동 시험 사례가 발표됐다. 특히 삼성전자 같은 후발 통신장비 사업자에게 오픈랜 확산은 더 없이 좋은 기회다. 기존에는 호환성 문제 때문에 다른 기업 장비를 쓰고 있는 통신사에 자사 장비를 팔기 힘들었다. 그러나 오픈랜이 확산되면 판로를 넓힐 수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오픈랜은 네트워크 기술 패권 경쟁을 선도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며 “ORIA를 중심으로 민·관, 대·중소기업 간 협력과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오픈랜 기술과 표준 관련 국제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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