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 못구한 죄책감에 힘든 나날 보내”... 오송 참사 생존자들, 충북도지사 등 고소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피해자 11명이 ‘생존자 협의회’를 창립하고, 충북지사 등을 고소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송 지하차도 참사 피해자로서 온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생존자 협의회를 창립했다”며 “충북도지사, 청주시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참사 발생 한 달이 지났지만 고립됐던 생명을 살리지 못한 죄책감으로 여전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충북도와 청주시 등 관계기관의 어떤 사과조차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꼬리 자르기 하려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과 함께 철저히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참사 당시 차량 블랙박스에 녹화된 상황을 시간대별로 조합한 17분짜리 영상도 공개했다.
블랙박스에는 차량이 오송 지하차도로 진입하고, 강물이 유입하는 모습과 자력 탈출, 서로 구조하는 모습 등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협의회는 “단 몇분 사이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악몽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참혹한 상태로 바뀌었다”며 “시민의 안전을 책임질 재난안전구조지원 시스템은 우리의 안전을 방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일상 복귀에 필요한 신속한 지원을 비롯해 원인 규명과 재난 담당 공무원의 근무 환경 개선, 재발 방지책 마련 등도 관계 당국에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김영환 충북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김교태 충북경찰청장, 장창훈 소방청 소방행정과장, 정희영 흥덕경찰서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고소했다.
앞서 지난달 유가족협의회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김 지사 등 3명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각각 검찰과 충북경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지난달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유실되면서 하천물이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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