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김도윤 "천만 공약? 윈드밀하는 이병헌 옆에서 헤드스핀할 것"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김도윤이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다채로운 비화를 전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황궁아파트 809호 주민 도균을 연기한 김도윤을 1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엄태화 감독이 연출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한겨울의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외부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한다.
대한민국을 집어삼킨 지진 후 '우리 아파트 하나만 살아남는다면?'이란 물음표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재난 자체보다는 재난에 대응하는 복잡한 인간 군상을 입체적으로 부각해 차별화를 꾀한다.
'곡성', '반도', '지옥'을 비롯한 여러 영화, 드라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온 김도윤이 도균 역을 맡았다. 김도윤은 생존에 열 올리는 황궁 아파트 주민들과 거리를 둔 채 고립을 택하지만 반전의 열쇠를 지닌 도균으로서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전날 무대인사로 수많은 관객과 마주한 김도윤은 "오랜만에 극장에 관객이 많아 영화 팬의 하나로서 기분이 좋고 설렜다. 저희 작품 보러 와주셔서 감사했다"고 고마워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넘어서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도윤은 "내가 출연한 데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전면에 나온 배우뿐 아니라 잠깐 나온 배우도 만나 보면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출연해 행복하고 좋았다고 해주셨다. 좋은 작업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도윤은 도균의 전사를 떠올려본 적 있느냐고 묻자 "경상도 태생이지만 서울에 올라온 지 오래됐다. 혼자 살면서 가구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한다. 타인과의 교류는 많지 않고 재택근무를 할 거다. 그래서 집이 잘 정돈돼 있다. 도균한테도 분명히 가족이 있을 거다. 가족의 생사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복잡한 심경을 가진 채로 이 영화가 시작된다"라고 짚었다.
입주민 대표 영탁 역의 배우 이병헌과 가깝게 합 맞췄다. 영탁이 도균의 보금자리에 들이닥쳐 살벌하게 대치하는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김도윤은 "이병헌 선배처럼 연기를 너무 잘하는 배우를 보면 첫 번째로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무력감이 느껴진다. 두 번째 단계가 되면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용기가 생긴다"며 "이병헌 선배는 그저 경이롭다는 생각만 했다.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고 격찬했다.
김도윤은 유독 다양한 색이 짙은 역할로 관객과 시청자를 찾았다. "감사하게도 좋은 작품, 역할이 들어오는 건 제가 가진 운이라고밖에 설명 못 하겠다"는 김도윤은 "일상생활에선 잘 없는 상황이 많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비현실적인 상황에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던져졌을 때 오는 사실성을 만드는 게 제 자그마한 장점이라 생각한다. 좋게 보는 감독님들이 찾아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하지만 잘하는 배우는 너무 많다"고 겸손해했다.
"항상 의심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재능이 없어' 무한 반복이다. 약간의 희망을 걸어보는 거다"라며 "애가 셋이다. 24시간을 일하고 있다. 집에 가서 또 할 일이 있다. 말하기 민망한 게 다른 배우가 고생하는 거에 비하면 운이 좋게 잘됐다. 힘들었다고 말하는 게 죄송하다"라고도 말했다.
제작진은 황궁 아파트의 규모감을 구현하고자 실제 건설에 준할 정도의 세트를 지었다. 김도윤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실제 같은 미술이 많았다"며 "방도 인물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구성돼 있다. 제일 먼저 보고 '이거 나중에 어떻게 해요?'라고 했다. 정말 리얼했다. 하나하나 있을 법한 것들이 붙어 있다. 미술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돌이켰다.
천만 관객 돌파 공약도 세웠다. "이병헌 선배가 윈드밀을 한다고 들었다. 천만 가면 이병헌 선배 옆에서 헤드스핀을 하겠다"고 웃어 보인 김도윤이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사진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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