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범죄 매일 5건 발생...과거 일본은 어떻게 대응했나? [앵커리포트]
'무차별 범죄'가 전국에서 매일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나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분풀이로 일어난 범죄가 매일 5건 정도 일어난 겁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과거 일본 사회가 겪은 무차별 살상범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15년 전, 일본 도쿄에서 대낮에 한 남성이 트럭을 몰고 돌진해 길 가던 사람을 치고,
차에서 내린 뒤 주변 사람들을 흉기로 마구 해쳤습니다.
당시 7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습니다.
[아키하바라 살인사건 범인 : 지쳤다. 세상이 싫어졌다. 누구든 죽이고 싶었다.]
현행범으로 붙잡힌 범인 가토 도모히로는 "지쳤다. 세상이 싫어졌다. 누구든 죽이고 싶었다"고 말했는데요.
당시 25살이었던 도모히로, 범행 전 인터넷에 좌절감을 토로했습니다.
'나는 친구가 한 명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못생겼기 때문에 무시를 당할 것이다' 같은 글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에서 10년간 발생한 52건의 무차별 범죄를 분석한 조사를 보니
범인 중 절반 가까이가 범행 동기로 '자기 환경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대부분 20~30대 저학력 남성이었는데, 80% 정도가 무직, 실직 중으로 특정한 직업이 없었고요.
또 가족이나 친구 등 친밀한 유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친구가 없거나 교우관계가 나쁜 경우가 절반이 넘었죠.
일본의 버블 경제 이후 장기간 이어진 경기 침체로 빈곤해지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청년들의 분노가 극단적인 범죄로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본 정부는 어떤 해결책을 내놨을까요?
사회적 유대를 강조하며 범정부적인 종합 대책을 제시했는데요.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지난 4일 YTN'더뉴스') : 동경 같은 데는 히키코모리 서포터즈 제도라는 걸 운영한답니다. 밑도 끝도 없이 임상심리자들이 그 은둔형 외톨이로 추정되는 젊은이 집에 가서 1시간 정도를 매일매일 대화를 나눈대요. 당신은 여전히 사회적 규범이 적용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계속 상기시켜주는 거죠… 이 사람들이 사회의 어떤 끈 속에 그대로 머물도록 그런 종류의 예방적인 차원의 노력도 사실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연이은 흉기 난동 이후 정부와 정치권에선 처벌 강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중장기적인 복지대책으로 고립된 이들을 어떻게든 사회에 남겨둘 장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엄지민 (thum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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