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보근의 뜨거운 ‘8월’…“욕심부리지 않겠다”
롯데 포수 정보근(24)의 8월이 유독 뜨겁다. 타격에 눈을 뜬 그의 방망이가 연일 매섭게 돌아간다.
정보근은 지난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전에 7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앞서 13일 ‘멀티 히트’를 기록한 사직 KIA전과 비교하면 타순에 변화가 생겼는데, 래리 서튼 감독은 최근 심상치 않은 타격 컨디션을 보여준 정보근을 9번에서 7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서튼 감독은 “정보근 선수가 타격에서 전반적으로 성장했다”며 “안타로 그치는 게 아니라 타점도 올려주고, 2아웃 이후에도 집중력이 좋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정보근의 방망이는 이날 경기에서도 활활 타올랐다. 2회 첫 타석부터 2루타를 터트린 정보근은 1-2로 뒤진 4회 1사 2루에서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때렸다. 3-2로 앞선 5회에는 2사 1·2루에서 바뀐 투수 최민준의 느린 커브를 공략한 안타로 추가 타점을 올렸다.
그는 이어진 2번의 타석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고, 데뷔 첫 ‘5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정보근은 이날 3타수 3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10-6 승리를 이끌었다.
정보근은 8월 롯데 야수들 가운데 가장 타격감이 좋다. 이달 출전한 12경기에서 올린 타율이 0.519에 달한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384다. 득점권 타율도 0.444로, 기회에 강한 ‘해결사’ 기질까지 보여줬다. 원래 강점인 수비에 더해 공격적 잠재력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정보근은 1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가며 주전 포수 유강남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정보근은 좌복사근 부위를 다친 유강남 대신 지난달 29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유강남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그의 역할도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보근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경우 남은 시즌 백업 포수 그 이상의 활약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맹타를 휘두르며 프로에서 처음 ‘5출루’ 경기를 치른 정보근은 들뜨지 않았다. 그는 “조급하게 결과를 내려고 하면 쫓기고 급해질 수 있어서 힘을 빼고 타석에 임하고 있다”며 “욕심을 부리다 의욕이 앞서지 않도록 매 타석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타석에 선 그에게 팬들이 보내주는 환호에 대해서는 조금 겸연쩍어했다. 정보근은 “너무 기분이 좋긴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서 ‘이런 환호를 받아도 되나’ 그런 생각이 든다”며 “하루하루 해야 할 루틴을 지켜가면서 지금의 모습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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