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건설 중인 美 파운드리 공장 4나노 AI 칩 고객 확보

최지희 기자 2023. 8. 1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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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반도체社 그로크, 삼성 파운드리서 AI 칩 생산
그로크 “삼성 4나노 첨단 공정 통해 기술 도약 전망”
삼성 테일러 공장, 내년 말 4나노 칩 양산 계획
美 고객 확보전서 경쟁력 우위 평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캡처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팹(공장)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그로크(Groq)의 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기반 AI 칩을 생산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삼성 테일러 공장의 고객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AI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그로크는 15일(현지시각) “삼성 파운드리와 차세대 반도체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고 그로크의 제품 로드맵을 공고히 했다”고 발표했다. 구글 출신 엔지니어들이 2016년 창업한 그로크는 대규모언어모델(LLM) 연산, 학습, 추론을 위한 연산 칩과 가속기 칩 등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조나단 로스 그로크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삼성과의 파트너십으로 최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을 활용해 기술적 도약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크는 삼성 파운드리 디자인 서비스팀과 협력해 AI 가속기 칩을 설계하고 이를 삼성의 SF4X 공정(4나노)에서 제조할 예정이다. 그로크는 삼성의 4나노 첨단 공정을 통해 데이터 처리량, 전력 소비, 메모리 용량 등을 모두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로크의 차세대 AI 칩은 전력 효율이 기존 제품보다 2~4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칩을 8만5000개에서 60만개 이상 사용해 AI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게 그로크의 계획이다.

마르코 치사리 삼성전자 미 파운드리 사업부장 겸 삼성 반도체 혁신센터 책임자(부사장)는 “그로크와의 협력은 삼성 파운드리의 첨단 실리콘 제조 노드를 활용해 AI 혁신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향후 선단 공정 기반의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22조7400억원) 이상을 투자한 테일러 공장은 올해 말 완공·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14나노대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 이어 이곳에서는 4나노 칩을 주력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소셜미디어(SNS)에 “2024년 말이면 테일러 공장에서 4나노 양산 제품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며 “미국 주요 고객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이곳에서 생산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뒤쫓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첨단 공정 수율(양품 비율) 안정화에 힘입어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발표한 반기보고서에서 “4나노 2세대 제품은 안정적인 수율을 기반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4분기에 3세대 제품 양산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 4나노 수율이 개선돼 현재 수율은 75%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율이 개선돼 TSMC에 위탁 생산 중인 퀄컴과 엔비디아가 삼성 파운드리에 칩 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외신은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 단일 웨이퍼에서 여러 반도체 시제품을 생산하는 4나노 MPW(Multi Project Wafer)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4나노 공정 수율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반면 TSMC가 미국에 처음 짓고 있는 애리조나 공장(3·5나노 공정)은 인력 부족 문제로 생산 시점이 당초 내년에서 2025년으로 미뤄지면서 차질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내 첨단 공정 양산을 TSMC보다 빨리 시작하면서 수율을 개선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삼성 파운드리가 미국 고객 확보전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시간표가 뒤로 밀리면서, 고객들의 일정도 미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미국 대형 고객뿐 아니라 스타트업 고객을 삼성이 선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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