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노란 천막 걷었더니 200억 대 '짝퉁' 와르르..."특허청 작정했다"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8월 16일 (수)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자 : 신훈식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과 수사기획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 특허청과 함께하는 독특허지 기특허지 시간입니다.
거리에서 노점을 열고 위조상품 일명 짝퉁을 판매하는 상인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영세한 노점상이니 그 정도는 눈감아줘도 되지 않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짝퉁 판매는 법적으로 엄연한 상표권 침해 범죄입니다. 얼마 전 특허청 상표경찰이 동대문 짝퉁시장을 대대적으로 단속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과 신훈식 수사기획팀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신훈식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과 수사기획팀장(이하 신훈식) : 네 안녕하세요.저는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과에서 근무하는 신훈식 수사기획팀장입니다. 상표권 침해범죄의 예방을 위한 정책적 수단을 마련하고, 상표권 침해범죄에 대한 수사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 이번에 동대문 노란천막을 대대적으로 단속하셨다고 하는데, 우선 이 노란천막이란 곳이 어떤 곳인가요?
◆ 신훈식 :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주변에는 야간에만 노점이 열리는 지역이 있는데, 이 지역의 정식명칭이 '새빛시장'입니다. 이곳에는 야간에 영업을 하는 100개가 넘는 노점이 있는데, 하나같이 '노란천막'을 치고 영업을 하고 있어서 일반적으로 '노란천막'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위조상품을 판매하는 노점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그 일대가 '노란천막' 또는 '동대문 짝퉁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불려지고 있습니다.
◇ 이현웅 : 이곳을 이번에 단속하셨다는 건데, 단속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 신훈식 : 지난달에 새빛시장을 집중 단속해서 명품브랜드 위조상품 1,230점을 압수하고, 이를 판매한 5개 업체의 도소매업자 6명을 상표법위반 협의로 입건했습니다. 이번 집중단속을 통해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41개 브랜드, 14개 품목을 압수조치 하였고, 이들 위조상품을 정품가액으로 환산해 보니 200억 원 상당의 규모였습니다.
◇ 이현웅 : 이렇게 큰 규모로 불법 짝퉁 판매를 하는데도 어떻게 그동안 적발되지 않았던 건가요?
◆ 신훈식 : 이번에 입건된 사업자들은 상표법 준수 등을 조건으로 서울 중구청에서 새빛시장 점용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허가조건과 달리 위조상품 판매 등 불법영업을 해오다가 이번 집중단속에 적발되었습니다. 특히 이들 사업자들은 수사단속을 피하기 위해 노란천막의 외측 도로에 승합차들을 일렬로 빽빽하게 주차해 놓고 차량번호판을 검은 천으로 가려 외부노출을 피하면서 노란천막 안쪽 인도를 이용해 위조상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 이현웅 : 노란천막 뒤쪽에 승합차들을 주차해둔 이유가 있나요?
◆ 신훈식 : 진화하는 위조상품 판매 수법의 일종인데요. 과거에는 명품브랜드 위조상품을 노점에 진열한 채 영업행위를 했지만, 최근에는 노점에는 상표 없는 위조상품 견본을 진열하고, 손님에겐 태블릿PC 등을 활용해 판매상품 사진을 보여준 후 승합차에 보관해둔 위조상품을 꺼내서 은밀하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지금까지 대부분은 특허청, 경찰청, 지자체 등의 수사기관이 단속 시에 노점에 진열되어 있는 소량의 위조상품만 단속하고 차량에 보관된 다량의 위조상품까지는 단속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 이현웅 : 이번에는 특허청에서 아예 작정을 하고 단속에 나섰던 거군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단속하신 건가요?
◆ 신훈식 : 그동안 엔데믹 선언 이후 외국관광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저희 특허청은 새빛시장에 위조상품 유통이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올봄부터 첩보활동을 늘려왔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에 저희가 3개월 이상 추적해 이들 위조상품 판매자의 인적사항, 소유재산 등을 특정한 뒤 5개 업체에 대해 동시에 압수영장을 집행해 판매노점뿐만 아니라 창고로 활용되는 차량까지 단속할 수 있었습니다.
◇ 이현웅 : 단속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요? 상인들의 반발은 없었나요?
◆ 신훈식 : 단속 당일에는 승합차량까지 단속을 하는 것에 사업자가 당황하면서 차량을 잠그고 반발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압수영장 집행의 단호한 모습을 보고 순순히 따르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 이현웅 : 노점에서 위조상품을 판매한다고 하면 왠지 영세 상인일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도 드는데요, 얘기를 듣다보니까 생각보다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신훈식 : 이번 단속 중에 관광객으로 보이는 분들의 대화에서 제가 예상치 못한 반응을 듣고 당황한 기억이 있습니다. '저 불쌍한 영세한 노점상인을 정부가 저렇게 못살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새빛시장에서 위조상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영세한 상인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판매가액의 70% 이상에 해당하는 고수익을 현찰로 착복하고 있는 기업형 불법사업자입니다. 더욱이 이들 상인들이 더 윗선의 유통망을 통해 위조상품을 입수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공동 이익을 누리는 조직적인 범죄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노란천막에서 위조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우리 국민의 노점상에 대한 온정주의적 시각을 고려하더라도, 영세한 노점상인의 범주에서 같이 보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이현웅 : 이런 짝퉁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위조상품 유통으로 인한 폐해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신훈식 : 1차적으로는 상표권자가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쌓아놓은 브랜드 가치, 즉 재산권을 훼손하여 상표권자에게 금전적 손해를 끼치는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외에도 2차적으로 나타나는 다른 폐해도 있습니다.
1) 먼저, 위조상품의 범죄수익은 최종적으로 범죄조직의 자금으로 축적되고, 그 자금은 다른 더 큰 범죄를 위한 범죄자금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두 번째, 명품브랜드 위조상품이 대중화되면, 우리나라 신생브랜드들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비슷한 가격으로 쉽게 가짜 명품을 살 수 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해외에 진출하는 K-브랜드도 현지에서 위조상품 유통으로 인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결국 위조상품을 좋아하는 문화는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정상적인 세금을 내는 우리 기업의 성장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3) 세번째, 위조상품 판매자는 쉽게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이러한 불편한 현실은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노력하며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 큰 자괴감을 줍니다. 그러다보면 쉽게 돈을 벌기 위해 범죄에 손을 대려는 시도가 나타납니다. 최근에 온라인에서 짝퉁을 파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 그러한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산업과 국민의 건전한 의식을 훼손하는 위조상품 유통이 근절될 수 있도록 국민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현웅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 신훈식 : 우리나라는 상표분야 선진5개국(TM5)에 속하는 지식재산 선진국으로서, 노란천막 즉 동대문 짝퉁시장의 존재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특허청은 위조상품 유통이 가지는 폐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정품을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홍보를 지속해 나가면서, 위조상품 유통에 대해서는 수사력을 집중해 강력하게 단속할 예정입니다.
특허청은 '지식재산침해 원스톱 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조상품 유통의 증거를 가지고 계신 국민께서는 '위조상품신고'로 검색하시거나, 대표전화 1666-6464로 신고해 주시면 위조상품 유통 단속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 이현웅 : 지금까지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과 신훈식 수사기획팀장이였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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