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올여름이 그래도 시원한 축에 들 것이라는 과학자들이 있다?
뉴스페퍼민트 NewsPeppermint
이 글을 쓰고 있는 8월 11일 금요일 현재, 공교롭게도 국내외 뉴스의 머리기사는 모두 이상기후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내용입니다.
8월 10일 한국은 종일 제6호 태풍 카눈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있었습니다. 여름부터 초가을에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가며 영향을 주는 건 매년 있는 일입니다. 그 자체로는 전혀 이상할 게 없죠. 특이한 건 보통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던 여느 태풍들과 달리 카눈은 경상남도에 상륙해 충청도와 수도권을 지나 휴전선을 넘어 북한으로 이동했다는 점입니다. 즉, 한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종단한 셈인데, 이런 태풍은 기상청이 태풍을 관측해 기록한 1951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미국 언론, 아니 외신 대부분은 머리기사로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소식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산불이야 기후에 따라 건조한 계절에 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큰 피해가 난 마우이섬은 원래 산불이 잦지 않은 곳인데, 평균 강수량이 꾸준히 줄어들면서 숲이 건조해졌고, 동시에 평균 기온은 높아지면서 산불에 취약해졌습니다. 또 외래종이 늘어나 숲의 식생이 급격히 바뀌고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진 것도 영향이 있었습니다.
[ https://www.nytimes.com/2023/08/10/climate/hawaii-fires-climate-change.html ]
지난 6월 미국 동부 하늘빛을 바꿔버렸던 캐나다 산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불길이 워낙 센데 비는 오지 않아서 끌 엄두조차 못 내는 실정인데, 지역의 강수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우기가 와도 불이 완전히 꺼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남부 유럽과 중국은 폭염에, 그밖에 전 세계 곳곳이 비가 너무 오지 않거나 너무 많이 와서 몸살을 앓습니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Bf9tiOC3nc ]
[ https://premium.sbs.co.kr/article/VQomt2RMM63 ]
이상기후가 반드시 끔찍한 재해의 다른 말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번역해 소개한 칼럼에서 작가 다니엘 듀앤이 전한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지난해 겨울 눈이 예년보다 몇 배 많이 내린 캘리포니아 내륙 산간지방에서는 여름까지도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 됐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아직도 스키를 타러 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자, 뜻밖의 행운 같은 여름일지 모릅니다.
듀앤은 앞으로 기후변화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지구 곳곳에서 펼쳐지는 기후 재해를 보기 괴로운 와중에 조금이나마 즐거운 소식 아니냐는 말로 글을 맺었습니다. 한여름의 설산을 만끽하는 스키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싶진 않지만, 도대체 어떻게 산 너머 남동쪽 애리조나나 텍사스는 폭염, 가뭄, 산불로 고통받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의 산에는 소빙하기처럼 눈이 쌓여있는 건지 잊어서는 안 됩니다.
[ https://www.latimes.com/california/story/2023-01-10/tracking-the-deaths-from-californias-winter-storms#:~:text=Counties%20confirm%2022%20dead%20from,Clara%20and%20San%20Luis%20Obispo. ]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는 극한 기후
사실 칼럼을 읽고 기후변화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하와이 산불이 나기 전이었습니다. 뉴욕타임스 데일리 팟캐스트에서 꺼지지 않는 캐나다 산불 관련 에피소드를 듣고 나서였습니다. 지난봄에 시작된 산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는데, 약 1,200만 헥타르 이상의 숲이 불에 탔습니다. 남한 면적이 1천만 헥타르가 좀 넘으니, 몇 달 사이 우리나라보다 넓은 땅이 전소됐다는 뜻입니다.
[ https://podcasts.apple.com/us/podcast/the-daily/id1200361736?i=1000623425908 ]
꺼지지 않는 산불, 아니 끌 방도를 찾기 어려운 산불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고소영, 다른 연예인들과 비교되네…깃털 같은 광복절 사과문
- 일본여행 즐기는 청년들 "독립운동가 희생 감사하지만…"
- 의문의 폭발로 21명 사망·실종…도미니카 쇼핑센터 혼란
- '24시간 운행' 무인 택시, '움직이는 러브호텔' 우려
- "국가대표와 재혼한 전 남편이 양육비 안 줘" 인터넷 폭로글 파문
- 이중근 회장, 또 1억씩 줬다…누락된 동창 10명에게 입금
- "지드래곤 안 써도 찾는다"…폭염이 바꾼 남성들 필수템
- 모르는 재수생 커피에 변비약…수능 두 달 앞두고 장염
- 업무시간에 조문객 맞고 운구…대표 부친상에 직원들 동원
- 목포 상가화장실에 숨진 여성…현직 해양경찰 긴급 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