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월북 미군 킹 이병 "미군 내 인종차별...망명의사 밝혀" 한달만 첫 보도
-특정 개인의 일탈 계기로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역공세
-킹 이병 사건, 北인권 상황 판단의 가늠자가 될 것 지적해야
-北킹 이병 건강 확인과 美와 소통 조치가 정상적 모습일 것
이날 통신은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조사결과' 제하 보도를 게재하고 킹 이병이 북한 영내에 "불법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또 지난달 18일 "관광객들 속에 끼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조미군부접촉실과 경무관휴계실 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측 구역으로 침입했다가 근무 중에 있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됐다"고 했다.
이어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자기가 공화국 영내에 불법침입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북한)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으로 넘어올 결심을 하였다고 자백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군 통신선을 통해 지난 48시간 내 비무장지대 내 유엔사로 북한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며 “실질적인 전화 통화는 아니었고 확인 전화였다”고 답했다.
드류 해리슨 유엔군 부사령관도 지난달 24일 킹 이병과 관련해 "휴전 협정하에 확립된 장치를 통해 북한군과 대화가 개시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다음 날인 25일 “내가 이해하는 건 북한이 메시지 수신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실제 응답으로 간주되는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같이 킹 이병과 관련 미국과 유엔사는 북한과 최소 2차례 이상의 연락을 주고받으며 북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그의 안위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소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한국,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심각한 인권유린 상황에 질책을 받으며 개선요구 압박을 받고 있는 환경하에서 미군 병사 월북 사건을 기화로 도리어 미국의 인권상황이 열악하다는 억지 공세로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레버리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는 "인권유린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킹 이병의 월북 사건의 첫 반응으로 그 원인을 미군 내 인종차별과 비인간적인 학대로 돌리면서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공세를 높이려는 의도의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해석했다.
반 교수는 "북한의 소위 '중간조사결과' 언급을 보면 자국의 인권유린을 무마하기 위해 미국의 인권상황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북한이 특정 개인의 일탈을 전략적,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권탄압 개선 압박이 가장 강한 시기라는 점에서 이 사건을 역이용하려는 속내가 강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는 북한이 킹 이병 사건을 어떻게 다루는지도 북한인권 상황을 판단하는 또 다른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북한이 이미 킹 이병 사건을 국내외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보인 만큼 그 자체만으로도 인권존중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측면을 지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 교수는 "킹 이병 건강상태를 정확히 확인해 주고 그가 그의 조국인 미국 당국과 최소한의 소통을 하도록 기본조치부터 하는 것이 인권 차원에서 정상적인 모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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