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경고에 美은행주 급락…“JP모건 등 70여 곳 재평가해야”

“연준 고금리 정책 지속…은행 등급 추가 하향 가능성도”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15일(현지 시각) 크리스 울프 피치 애널리스트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 은행업계의 '영업환경' 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으며, 고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은행들에 대한 전면적인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한 데 따라 미국 증시에서 은행주들이 무더기로 급락했다.

15일(현지 시각)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크리스 울프 피치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 은행업계의 '영업환경' 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으며, 고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은행업계 등급이 한 단계 추가로 낮아지면 70곳이 넘는 미국 은행의 신용등급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울프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울프 애널리스트는 JP모건과 같은 대형은행의 등급이 강등되면 최소한 모든 동종 기관 등급의 하향 조정을 고려해야 하므로 일부 취약한 은행은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고금리 정책을 오랫동안 지속하면 업계의 수익이 압박받을 수 있어 추가 하향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추가 하향은 업계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손실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이상으로 증가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환경에서는 디폴트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피치는 그동안 소형은행들의 상업 부동산 대출 디폴트의 영향에 우려를 표명해왔다.

울프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에 대한) 강등이 반드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향후 10년간 AA-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강등되면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이에 대한 확인 요청을 거부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뱅크유나이티드 등은 확인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CNBC는 전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1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했으며 무디스는 지난 7일 미국 중소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은행 지수가 2.5% 하락해 한 달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JP모건체이스는 4%나 떨어지고, BofA와 웰스팍,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등도 1.7∼2.1% 내렸다. 중형 은행인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 팩웨스트 뱅코프가 각각 3% 이상, 코메리카와 키코프도 4% 이상씩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마틴 그룬버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은 지난 14일 '정리의향서', 즉 은행이 파산할 때 사업 정리와 관련된 세부 계획을 준비하는 방식을 정비하기 위한 새 규칙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