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완수 언론재단 이사장 해임안 부결···주도한 상임이사 3명 퇴장

강한들 기자 2023. 8. 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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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59회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4.20 /사진공동취재단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이사장의 해임안이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언론재단은 16일 열린 비공개 이사회에서 표 이사장 해임안을 표결한 결과 재적 이사 8명 중 4명만이 찬성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반대 2명, 기권 2명이었다.

언론재단 이사는 총 9명이다. 표 이사장을 비롯해 상임이사 3명(유병철 경영본부장, 남정호 미디어본부장, 정권현 정부광고본부장)과 비상임이사 5명(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 김의철 한국방송협회장, 이준웅 한국언론학회장, 임채청 한국신문협회장, 추승호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등다. 표 이사장은 자신의 해임안이 상정됐기 때문에 의결 때 재적 이사에서 제외됐다.

해임안 표결에는 재적 이사 8명 중 4명(상임이사 3명·추승호 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이 찬성했다. 김동훈 기자협회장, 김응규 방송협회 사무총장(김의철 한국방송협회장 대리)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준웅 한국언론학회장은 기권했다. 임 신문협회장도 위임 없이 불참해 기권표가 됐다. 언론재단 이사회는 과반수 출석으로 개최하고, 재적 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해임안이 부결되자 재단 상임이사 3명은 나머지 안건을 논의하지 않고 회의장을 나갔다.

표 이사장 해임안 상정은 상임이사 3명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재단이 2021년 정부 광고 지표를 변경한 것이 ‘조작’이라고 일부 언론이 주장했고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가 표 이사장 등을 고발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표 이사장의 리더십이 무너졌다는 것이 상정 이유다. 여기에 언론재단의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사업을 자체 조사한 결과 보조금을 허술하게 관리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의뢰했고 경영책임론이 부상했다는 것도 사유로 함께 제시됐다.

정부 광고 지표 변경 논란 등 수사에 따른 ‘리더쉽 붕괴’ 이유로 상정된 표완수 한국 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의 해임안이 16일 열린 비공개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노동조합이 이사들의 합당한 경영 활동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부착돼 있다. 조태형 기자
정부 광고 지표 변경 논란 등 수사에 따른 ‘리더쉽 붕괴’ 이유로 상정된 표완수 한국 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의 해임안이 16일 열린 비공개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모습. 조태형 기자

표 이사장은 16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해임안이 부결됐지만 마음이 무겁다”라며 “비상임이사 중 한 분이 회의 시작 전에 ‘사퇴를 하고 좀 더 명예롭게 그만두라’는 취지로 말했지만, 재단 고위 간부가 고발돼 있고, 민간 보조금 관련 비상임 감사에 의한 공식 감사도 이뤄지지 않은 채 상임이사 세 분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상태에서 혼자 편해지자고 사임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언론재단 노조는 “해임 추진 사유는 언어도단”이라며 “‘정부 광고 단가 자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정부 광고 개편 이후 특정 매체가 특혜를 받거나 불이익을 받은 적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직원 총 190명 중 133명이 참여한 노조 설문에서는 응답자 94.7%가 ‘이사장 해임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언론재단 이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면한다. 임기는 3년이며 1회만 연임할 수 있다. 표 이사장은 2020년 10월19일 취임해 오는 10월18일 임기가 끝난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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