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비틀' 롤스로이스男, 한 병원서 11차례나 케타민 등 투약

롤스로이스를 몰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 상태에 빠뜨린 신모(28)씨.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서울경제]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치어 뇌사 상태에 빠뜨린 피의자 신모(28)씨가 한 병원에서만 11차례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은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해당 병원을 조사 중이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신씨가 주로 다니던 강남의 한 병원에서 케타민과 프로포폴 등 4가지 향정신성의약품을 11차례 투약한 사실을 확인하고 병원을 조사하고 있다.

신씨는 피부 시술 때문에 의료 목적으로 약물을 처방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신씨가 투여한 약물이 치료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오남용 가능성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약물을 처방한 병원을 상대로 자세한 내용을 조사하고 있으며 불법 투약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신씨는 사고 당일에도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수면마취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일 오전 10시30분께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피부 시술을 받던 중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과 디아제팜을 투약받았다. 이후 낮 12시께 깨어난 신씨가 다른 시술을 더 받겠다고 하자 병원은 수면유도제, 신경안정제에 피로회복제를 넣어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행인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신모씨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머리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으나 뇌사 상태다.

그는 사고 직후 간이시약 검사에서 또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 성분이 검출됐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케타민을 포함해 모두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이전에도 신씨는 2016년 7월부터 8개월간 필로폰을 다섯차례 투약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조교환 기자 chang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