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장미란 차관,진천선수촌 첫방문 '금빛응원'에 후배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현장리포트]

전영지 2023. 8. 1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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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 국가대표 후배 손영희, 박혜정 만난 장미란 2차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안세영과 악수하는 장미란 2차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배드민턴장에 간 장미란 차관

[진천선수촌=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국가대표 출신 차관으로 금의환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16일 오전 진천국가대표선수촌 개선관 역도장에 들어서는 순간, 지도자와 후배 선수들이 뜨거운 박수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전용성 역도대표팀 총감독, 김동현 남자대표팀 코치, 박종화 여자대표팀 코치와 인사를 나눈 후 '같은 +87㎏급 막내'였던 손영희가 '레전드 국대 선배' 장 차관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MZ세대 어린 후배들이 한목소리로 "언니 예뻐요!"를 외쳤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장 차관이 항저우아시안게임을 38일 앞둔 후배들에게 따뜻한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아시안게임이 미뤄져서 차질이 있었지만 모두 똑같은 상황이니까 열심히 훈련하고, 부상 없이 목표한 기록을 잘 달성하길 바랍니다." 또다시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포스트 장미란'으로 기대를 모으는 박혜정을 비롯 선수들 하나하나 손을 맞잡고 따뜻한 인사를 건넨 장 차관은 "자 이제, 백 스쿼트하세요!"라며 훈련을 독려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16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개선관을 방문해 과거 역도 국가대표 선수단 사진을 보며 웃음 짓고 있다. 2023.8.16<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16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개선관을 방문해 역도 국가대표 김수현의 역도 벨트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3.8.16<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장 차관은 "우리 때보다 시설도 공간도 훨씬 좋아졌다. 나도 운동복 가져와서 백스쿼트, 용상을 한번 해볼 걸 그랬다"는 유쾌한 농담도 잊지 않았다. 여자역도 76㎏ 국가대표 김수현(28)이 "언니, 사인해주세요"라며 장 차관을 향해 역도 벨트를 내밀었다. 장 차관은 "훈련해야지"하며 손사래 치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서는 후배를 다시 불러세워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줬다. 김수현은 "금메달 기운을 받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장 차관의 선수 시절 선배이자 '장 차관 코치' 김순희 감독의 남편인 김동현 대표팀 코치는 "함께 운동했던 후배가 차관이 돼 역도장에 다시 오게 된 게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감격스럽고 자랑스럽다"면서 "한여름 힘겹게 운동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에게 장 차관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역도장 한켠에 걸린 도하, 광저우아시안게임, 아테네, 베이징, 런던올림픽에 나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장 차관의 선수 시절 사진에 모두의 눈길이 한동안 머물렀고 장 차관은 웃음을 터뜨렸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찾은 장미란 2차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수영 국가대표팀 훈련 지켜보는 장미란 2차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날 장 차관은 수영장을 가장 먼저 들렀다. 이정훈 총감독과 전동현 코치가 항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200-400m, 계영 800m 등 전략종목들에 대해 설명했다. 장 차관은 행여 선수들 훈련에 조금이라도 방해될까 시종일관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훈련 심박수를 표시하는 모니터에 황선우, 김우민 등 '전략팀' 4명의 이름만 떠 있는 걸 보고 "다른 선수들은요?"라고 물었다. "전선수들의 심박수도 똑같이 관리하고 있다"는 이 감독의 말에 장 차관은 안도하며 "혹시 이름 없는 선수들이 서운할까봐요"라고 했다. 아주 보통의 선수까지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이었다. 태릉 시절 함께 했던 '인어공주' 김서영은 장 차관을 보자마자 "안녕하세요!"라며 달려왔다. 장 차관도 "그대로네, 기량은 더 좋아지고"라며 반색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박태환의 후예' 김우민은 "오늘 처음 뵀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레전드 선배님이 직접 응원해주시니 좋은 기운을 받아가는 것같다"며 활짝 웃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후 차관이 돼 진천선수촌을 처음 찾은 그녀지만 마치 안방처럼 편안해보였다. 소탈하고 따뜻한 체육인 선배의 품격이 말 한마디, 발걸음 하나하나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태권도장에선 매트 위에 구두를 벗고 맨발로 오르는 선수 출신다운 매너를 보여줬고, 배드민턴장에선 항저우아시안게임 전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각별히 당부하는 등 종목별로 세심한 응원을 잊지 않았다. 선수들과 일일이 손을 잡으며 격려하다 감독이 '세계챔피언' 안세영을 소개하자 '월드클래스' 장 차관은 "TV에서 봤어요"라는 겸손한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배드민턴 후배 선수들과 "대한민국 스포츠 파이팅! 항저우아시안게임 파이팅!"을 함께 힘차게 외쳤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16일 오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수영센터를 방문해 이정훈 수영 국가대표팀 감독과 대화하고 있다. 2023.8.16<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배드민턴 국가대표팀과 기념촬영하는 장미란 2차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직후 '절친 동생' 박태환과 함께 진천선수촌 기공식 사회를 봤던 그녀가 15년 후 대한민국 체육 정책의 수장, 문체부 제2차관으로 진천을 찾았다.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 장 차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그땐 정말 허허벌판이었다. 은퇴 후 진천선수촌에 온 건 처음인데 '이곳이 그곳이구나'하는 생각에 새롭다. 좋은 시설과 훈련환경 속에 성적도 기대가 된다. 지도자, 선수들이 역할을 잘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역도장을 다시 찾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장 차관은 "사실 지금도 일주일에 두세 번 바벨 운동은 하고 있다. 역도장은 익숙했다. 운동복을 갖고 와서 해보고 싶지만, 선수들에게 방해되면 안되니 참겠다"며 미소 지었다. 역도 후배들이 다들 '언니'라고 부르며 따르더란 말엔 "교육이 필요하다"고 농담한 후 "저도 차관 이전에 선배였고, 후배들이 반갑게 맞아줘서 고마웠다. 내가 선수 때 막내들이 고참이 됐더라. 선배들에게 배운 걸 후배들에게 잘 전수해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38일전, 여자역도 유일의 그랜드슬래머로서 장 차관은 세심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미 준비를 잘 마쳤을 것이다. 이제 훈련양을 조절하면서 기술에 집중하고 영양을 잘 챙기고, 피로 잘 회복해서 매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면 좋겠다"고 했다. "최선을 다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부상은 긴장이 풀어질 때 예기치않게 찾아온다. 운동 전후 몸을 잘 풀고 경기가 다가올수록 각성 수준도 스스로 잘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마지막 코멘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파이팅!" 후배들을 향한 뜨거운 응원이었다.
진천선수촌=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영상=https://tv.naver.com/v/3911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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