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 장타’가 무용지물? … 女골프 가장 ‘난해한 홀’ 하이원 18번 홀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3. 8. 1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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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우승자 한진선. <사진 KLPGA 제공>
17일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이 열리는 강원도 정선 하이원 골프장(파72)에는 정말 ‘풀기 어려운 숙제’ 같은 홀이 있다. 453야드로 가장 긴 파4홀인 18번 홀이다.

이 홀 중간에 페어웨이를 가르는 큰 연못(페널티 구역)이 있는데, 무조건 앞까지 끊어 가야하기 때문에 티샷을 할 때 장타가 전혀 필요 없다. 보통 티샷으로 200야드에서 220야드를 치면 240야드에서 220야드가 남는다. 대부분 티샷 보다 남은 거리가 길다.

두 번째 샷 때 우드나 롱 아이언을 잡아야 하는데, 실력 보다는 다분히 운에 맡겨야 하는 홀이다

긴 파4홀이면 보통 장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이 홀에서는 티샷을 할 때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어떻게 보면 연못 앞에 티잉그라운드를 설치한 긴 파3홀 같기도 하다. 물론 누가 최대한 연못에 가깝게 붙이고 좋은 라이를 확보하느냐 하는 ‘정교한 티샷 게임’이기도 하다.

작년 대회에서도 18홀 중 가장 어렵게 플레이돼 4라운드 평균 4.38타가 나왔다. 버디는 11개뿐이고 보기 119개 그리고 더블보기 이상도 9개 기록됐다. 더블보기 이상 아주 치명적인 스코어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보기가 너무 흔한 홀이다. 파 209개, 보기 119개로 ‘파 아니면 보기’인 홀이다.

티샷을 연못 앞으로 보내놓고 두 번째 샷으로 일단 연못만 넘기면 보기는 확보하는 셈이다. 그리고 나서 다음은 파 세이브 능력을 시험하는 곳이다.

지난 해 챔피언 한진선은 이 홀에서 선전한 덕을 톡톡히 봤다. 나흘 중 세 번은 파를 기록했고 한 번은 버디를 잡았다.

지난 해 하이원 골프장 18번 홀에서 칩샷을 하고 있는 임희정. <사진 KLPGA 제공>
당시 한진선은 3라운드에서 버디를 잡았는데, 티샷으로 203.2야드를 날려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뒤 224.7야드를 남기고 두 번째 샷을 했다. 이 샷을 1m도 되지 않는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티샷 보다는 ‘세컨드 샷의 승리’였던 셈이다.

반면 2타차로 공동2위를 기록했던 유해란과 최예림은 18번 홀에서 오히려 타수를 잃었다. 유해란은 이 홀에서 파3개에 보기 1개를 기록해 1오버파를 쳤고 최예림은 파와 보기를 2개씩 기록해 2타를 잃었다.

지난해는 우승과 준우승이 이 홀에서 결정됐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2021년 챔피언 임희정은 오히려 이 홀에서 파 2개, 보기 2개로 2타를 잃었지만 우승을 차지했다. 18번 홀의 부진을 극복한 우승이었다.

핀 위치에 따라 그날그날 달라지겠지만 1, 2타 정도 앞서고 있어서는 이 마지막 홀에서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공교롭게도 ‘장타 루키’로 인기가 높은 장타 1위 방신실과 장타 3위 황유민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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