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50년 주담대' 나이제한 검토단계…가계부채 적정 성장·관리 필요"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 관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8.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김형준 기자 = 은행들이 최근 출시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나이 제한 등 규제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은 검토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가계부채가 경제 성장의 필연적 요소인 데다 취약차주의 어려움 등을 감안해 무조건적인 확대 억제보다는 적정 한도 수준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6일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주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만 34세 연령 제한 도입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과 대출차주들은 당초 50년 주담대 도입 취지가 고금리 시기에 원리금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고, 주담대를 수십년간 상환하는 차주도 드문 만큼 연령제한은 '역차별'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상태다.

김 위원장은 "아직 (규제 방향은) 결정된 것이 없다. 현재는 50년 만기 주담대로 판매되는 게 도대체 어떤 사람이, 어떤 용도로 쓰고 있는지 그 추이와 규모를 파악하는 단계"라며 "어떤 연령대에서 어떤 목적으로 쓰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봐야 어느 정도까지는 용인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조금 더 타이트하게 관리돼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나 소득 제한과 도입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공감을 하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반적인 가계부채 관리 방향과 관련해서는 경제성장을 하면 무조건 대출 규모가 늘어나기에 속도와 규모를 정적 수준에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취약차주가 어려워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속도 조절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부채를 너무 많이 줄이면 이제 취약계층 입장에서는 굉장히 연체가 늘어나는 일도 발생한다. 금리도 높아졌지만 경기 회복이 잘 안되기 때문으로, 갑자기 가계대출 줄이면 또 어려진다"며 "한도를 적정 수준에 관리하고자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담대가 늘고 있는데 원인이 무엇이고 합리적인 이유로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인지를 판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관련해 50년 만기 주담대와 마찬가지로 최근 가계대출 확대에 주범으로 지목되는 정책모기지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서는 '1주택자'가 대상인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가 늘어난다고 해서 단순히 공급을 줄이기보다는 여러 측면을 살피겠다는 의미에서다.

그러면서도 그는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우리가 연간 목표했던 한도에 거의 찼기 때문에 금리 등은 매달 조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남·KB국민·대구은행 등 은행 직원들의 비위행위가 드러나면서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CEO까지 문책할 수 있는 내용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담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필요하면 최고경영자(ceo)뿐만 아니라 감독당국도 마찬가지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날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에서 언급한 은행권 횡재세와 관련해서는 "(은행들이) 작년 시장 안정에도 상당히 기여를 하고 나름대로 (사회공헌을 위해) 노력하는 점은 있다는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