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나나·이한별 세 여배우가 한 역할? '마스크걸'의 도전 [종합]

김소연, 변성현 2023. 8. 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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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이 새로운 도전과 메시지로 색다른 재미를 예고했다.

배우 고현정, 나나, 이한별이 16일 서울시 동대문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 제작발표회에서 하나의 캐릭터를 연대기별로 나눠 연기한 소감을 직접 밝히며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끌어올렸다. 특히 고현정은 "이런 시도를 한 작품은 제가 알기론 '마스크걸'이 처음"이라며 "그래서 이 작품의 제안을 받았을 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파격적인 전개와 개성 강한 캐릭터, 강렬한 메시지로 사랑받았던 동명 웹툰을 드라마로 옮겼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김용훈 감독의 첫 시리즈 데뷔작이다.


'마스크걸' 김모미 역은 고현정, 나나, 이한별 3명이 연기한다. 이들은 세 개의 다른 얼굴로 인터넷 방송 BJ, 쇼걸, 교도소 수감자라는 다른 신분의 김모미를 시간대에 따라 연기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김모미는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회사원이다. 잘못된 선택과 연속된 불운이 만들어 낸 인생의 가파른 굴곡 위에 선 김모미의 인생과 이를 그려내기 위해 모인 세 명의 배우, 각자 강렬한 개성을 담아내면서도 인물을 관통하는 일관된 정체성을 그려낸 이들의 역대급 열연이 '마스크걸'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김 감독은 "제가 처음에 이 콘셉트를 꺼냈을 때, 많은 사람이 우려를 표명했다"면서도 "3인1역 콘셉트를 고수한 게 제가 이 작품을 하면서 결정한 여러 부분 중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걸 영상화했을 때 신선할 수 있는지 고민했고, 그래서 모미의 연대기에서 나아가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전개했다"고 각색 과정에서 변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웹툰 원작 처음 읽었을 때 흡입력이 대단했고, 사회 문제를 다양하게 담아냈다"며 "무엇보다 흥미로운 지점은 캐릭터였다. 이 캐릭터들이 어찌 보면 괴상하고, 불편하기도 한 캐릭터들인데 이 캐릭터들에게 매우 큰 애정을 느꼈다. 이 인물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를 생각하며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한별은 평범한 회사원이 되었지만 김모미는 밤에는 가면을 쓰고 섹시한 춤을 추며 인터넷 방송 BJ 마스크걸로 활약하며 어릴 적 꿈에 다가가려 노력하는 김모미를 연기한다. 유부남 직장 상사를 짝사랑했지만, 얼굴이 예쁜 다른 여자와 이미 외도 중인 것을 알고 절망하던 모미는 그녀를 다정하게 위로하는 누군가를 만나게 되지만, 돌변한 그와의 몸싸움 중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너게 된다.

김 감독은 이한별에 대해 "1000명 가까운 정도의 오디션을 봤다"며 "코로나19 시기라 대면은 어려웠고, 영상 프로필 오디션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걸 시나리오를 쓸 땐 막 썼는데, 다 쓰고 나니 캐스팅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며 "이한별 배우를 보며 운명적으로 느낀 게 원작의 이미지가 있어서 일반적인 매니지먼트에서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해 모델 에이전시까지 확대했는데, 접수하는 분 컴퓨터 모니터에 이한별 배우 프로필을 봤고, 저에게 그 프로필을 전달받아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이어 "실제로 보니 차분하고, 지적이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었다"며 "모미 캐스팅에서 그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제가 제안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한별은 "모미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저 역시 어릴 때 비슷한 경험이 있긴 하다"면서도 "이 작품을 하면서 스스로 비하하거나 위축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또 촬영장에서 고현정이 "네가 모미 A니? 난 C야"라고 말하며 포옹해준 일화를 공개하면서 "환하게 웃어주는 미소를 보니 세 배우가 함께 만드는 캐릭터를 행복하게 하신 게 느껴져서 안심됐다"고 말했다.

나나는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거쳐 그토록 바라던 아름다운 외모의 쇼걸 아름으로 다시 태어난 김모미로 분한다. 화려한 조명 아래 드디어 서게 된 모미, 매일 춤추고 노래하며 많은 이들에게 그토록 원하던 환호를 받지만 경자(염혜란 분)의 끈질긴 추적이 턱 끝까지 쫓아오면서 긴장감을 유발한다.

나나 역시 "하나의 캐릭터를 여러 사람이 연기하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무엇보다 고현정 선배와 함께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작품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이어 극 중 화려한 춤솜씨를 발휘하는 장면에 대해 "손담비 언니의 '토요일 밤에'라는 노래에 맞춰 춤을 췄는데, 연습생 때부터 연습을 많이 했던 곡"이라며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고, 무대가 아닌 드라마로, 연기를 하면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신기하고, 감회가 새로웠다"고 덧붙였다.

나나는 또 "모미의 인생이 참 불행했다"고 전하면서 "그런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려 이해했다"고 설명해다. 그러면서 "제가 맡은 모미는 감정이나 시간의 점프가 많았다. 그래서 장면별로 최대한 집중하려 했다"고 연기를 위해 노력한 부분을 소개했다.

고현정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마스크걸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교도소에 입소, 죄수번호 1047로 불리는 김모미 역할을 맡았다. 교도소의 왕으로 군림한 안은숙의 눈 밖에 나 힘든 수감생활에도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어느날 교도소 밖에서 온 편지 한 통에 결국 탈옥을 결심한다.

고현정은 "한 인물을 여러 명이 각각 맡아 연기하는 게 저에겐 흥미로운 지점이었다"며 "저의 10대, 20대, 30대를 생각해보면 아주 다르다. 한 캐릭터를 한 사람이 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나눠 연기하면 그때 집중해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목이 '마스크걸'이라고 해서 우리 셋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며 "살면서 많은 분이 마스크를 쓸 때가 있다고 본다. 그 고충이 어느 정도인지, 마스크를 벗을 용기가 어느 즈음에 생기는지 생각하고 알려주는 작품 같다"고 설명했다.


안재홍은 퇴근 후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게 유일한 낙인 회사원 주오남으로 대변신했다. BJ 마스크걸의 광팬이었던 주오남은 그녀의 정체가 직장동료 김모미임을 직감하고 그녀에 대한 집착과 망상을 키워가는 인물이다.

안재홍의 캐스팅에 대해 김 감독은 "주오남이 워낙 불편한 요소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캐릭터다보니, 이걸 배우가 상쇄를 시켜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누가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온리원 딱 한 사람 뿐이었고, 안재홍 배우에게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안재홍은 비호감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특수분장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은 "(안재홍을) 실제로 만나니 너무 호감형이었다"며 "너무 간극이 커져서, 분장 감독님이 많은 아이디어를 주셨다"고 전했다.

염혜란은 자기 아들이 누구보다 멋지고, 잘났다고 생각하는 자식 바라기 엄마 김경자를 연기한다. 김경자는 어느 날 주검이 되어 돌아온 아들을 살해한 범인을 집요하게 추격하는 복수의 화신이다.

염혜란은 전작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현남과 다른 복수를 보여주겠다고 소개했다. 염혜란은 "현남은 응원했다면 경자는 응원하긴 어려운 인물 같다"며 "현남은 자기 손에 피를 안 묻히고 복수를 계획했다면 경자는 '내 손에 묻히더라도 복수하겠다'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마스크걸'은 오는 18일 첫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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