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할수 있지만"..'마스크걸' 고현정→나나, 배우들도 충격받은 19금 수위 [종합]
[OSEN=하수정 기자] 고현정부터 나나와 신인배우까지 '마스크걸'을 통해 다양한 매력의 배우들이 3인 1역에 도전했다.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시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J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고현정, 안재홍, 염혜란, 나나, 이한별, 김용훈 감독 등이 참석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져들어 순식간에 변모해 가는 김모미를 그려내기 위해 고현정과 나나 그리고 베일에 가려졌던 신인 배우 이한별을 3인 1역에 캐스팅했으며, 인터넷 방송 BJ, 쇼걸, 교도소 수감자라는 세 개의 인생을 사는 김모미를 완성했다. 연출은 장편 데뷔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김용훈 감독이 맡았다.
김용훈 감독은 "아침에 처음 배우들을 봤는데 '이 잘생기고 아름다운 분들에게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나?' 싶었다"며 "처음 공개되고 소개되는 자리인데 기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며 떨리는 소감을 공개했고, "원작 웹툰을 읽었을 때 흡입력이 대단했고 강렬한 스토리였고, 그러면서도 여러가지 사회 문제를 담아낸 게 흥미로웠다. 나한테는 무엇보다도 흥미로웠던 지점은 캐릭터였다. 캐릭터들이 괴상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 캐릭터들인데 많은 애정을 느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이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하면서 이 작품을 해야되겠다 생각했다"며 시리즈의 탄생 과정을 언급했다.
3인 1역을 시도한 이유와 관련해 "어려운 선택이었고, 이 작품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그럴수밖에 없었던 게 이런 콘셉트인 경우에 특수분장을 하는게 보편적이다. 나도 특수분장 테스트를 안해본 건 아니다. 특수분장을 했을 때 표현이 나한테 불편하고 거부감이 느껴졌다. 특수분장을 했을 때 배우의 어떤 표정이나 표현들이 어색하고 불안하게 느껴저서 1역3인의 콘셉트를 강행했다. 세 분의 배우들이 계셔서 더 자신감있게 선택했다.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이 작품을 하면서 내린 많은 결정들 중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다"
고현정은 극 중 세상을 시끄럽게 한 사건의 범인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마지막 김모미로 분해 열연했다. '마스크걸 살인사건'의 주인공 '마스크걸' 혹은 '죄수번호 1047'로 불리는 삶에 익숙해진 인물이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짧은 숏컷에 죄수복, 투박하고 거친 얼굴, 다크서클까지 충격적인 비주얼 변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현정은 "'마스크걸'은 내가 느끼기엔 사회의 문제나 이슈가 되는 일들이 '왜 일어나는지?' 저변에 깔려 있는 그 문제점을 조금 드러내는 얘기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그리고 저희가 만든, 저희가 참여한 '마스크걸'은 너무 심각하지 않게, 다가가지 않았나 싶다. 제목이 '마스크걸'이라고 해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셋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살면서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쓸 때가 있다고 본다. 그런 분들의 고충이 어느 정도인지, 그 마스크를 벗을 용기가 어느 쯤에 생기는지 그런 걸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시리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 인물을 3명의 배우가 각각 맡아서 하게 된다는 게 굉장히 흥미로운 점이었다. 그리고 나의 10대, 20대, 30대 40대를 생각해보면 많이 다르다. 그래서 한 캐릭터를 한 사람이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눠서 하면 그때 그때를 집중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며 "내가 알기론 국내에서 없었던 시도인 것 같아서 작품을 하자고 제의를 주신 걸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많이 기대했다"고 밝혔다.
'죄수번호 1047'로 변신해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인 고현정은 "30년 넘게 연기를 하다보면 누구나 다 생각하시는 부분일 텐데 너무나 봐왔던 내 모습, 얼태기(얼굴 권태기)등 늘 쓰던 모습들을 최대한 안할 수 있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고현정이 아니고 모미로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며 "신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과 짧게 대화를 나눴는데 그때 길잡이를 많이 해주셨다. '수월하게 오케이 해주시는 거 아닌가?' 했는데 아닐 땐 아니라고 해주시더라.(웃음) 그래서 더 의지가 됐다"고 말했다.
감독은 "고현정 선배님이 아스팔트에 얼굴을 대고 있는 장면도 있고, 스턴트가 해야하는 것도 직접 몸으로 부딪혔다. 너무 과감하게 하셔서 이래도 되나 싶었다. 선배님이 얼굴에 흙분장이나 피범벅도 했다. 그 상태로 식사도 드시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너무 감사했다. 너무 즐겁게 촬영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감사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나나는 살인 사건 이후 꿈꾸던 외모로 다른 인생을 사는 김모미이자 쇼걸 아름을 연기했다. 아름다운 외모는 물론 턱 끝까지 쫓아온 과거에 절망하는 모습까지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나나는 "시나리오를 재밌게 잘 읽었고 감독님의 전작인 영화도 재밌게 잘 봐서 선택했다"며 "또 한가지는 좀 무거울 수 있는 얘기, 어두워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중간중간 섞인 판타지 요소가 개인적으로 신선하게 느껴졌다. '마스크걸'의 그런 부분들이 좋았다"며 '마스크걸'을 선택한 이유를 공개했다.
이어 "불우한 삶을 사는 모미의 인생을 최대한 공감하려고 했다. 모미의 감정신에서 점프구간이 많았다. 신 별로 상황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감독님과 리허설도 많이 하고, 감정도 이해를 많이 하고, 전반적으로 이해된 상태에서 연기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김모미는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지만, 밤이 되면 가면을 쓰고 섹시한 춤을 추는 인터넷 방송 BJ 마스크걸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신인배우 이한별이 1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마스크걸'로 첫 주연을 맡았다.
이한별은 "내가 고현정 선배님과 같은 역할이라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혼자만의 걱정이 있었는데 캐릭터 이름을 부르면서 환하게 웃어주시는 모습을 보니까 세 명의 배우가 함께 만든 김모미라고 느꼈고, 캐릭터로서의 경험을 사랑하셨구나, 행복하게 연기하셨구나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안심이 되기도 했고, 아무 이유 없이 잘 한 것도 없는데 캐릭터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환대받을 수 있었던 거라 따뜻하고 감사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또한 "고현정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신기했다. '니가 모미 A구나. 나는 C야'라고 해주셨다. 그 말을 하기 전까지는 잘 몰랐는데 그 말을 듣고 한몸 같이 친해졌다. 나나 씨한테도 '너도 B인거지?'라고 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안재홍은 BJ 마스크걸의 광팬인 주오남을, 염혜란은 행방불명된 아들을 찾기 위해 끈질긴 추적을 시작하는 자식 바라기 엄마 김경자를 각각 소화했다.
안재홍은 "소재와 전개가 파격적이었고, '미쳤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형식과 구성이 매력적이라서 참여하고 싶었다. 캐릭터도 굉장히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고,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안 주셨다는 게 감사했다. 귀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했다.
예고편 공개 당시 놀라움을 안긴 안재홍은 "예고편에 1초 나왔는데 너무 감사했다. 특수적인 면모가 꼭 필요한 거라고 해서 특수분장의 도움으로 그 인물 자체로 보여지길 바랐다. 간절하게 바랐던 지점이라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특수분장한 지점이 완벽해 주변에서 못 알아봤다고 하더라"는 질문에 안재홍은 "못 알아봐서 제지당하고 그랬다.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하더라(웃음) 난 촬영하면서 익숙해지고 안정됐다. 근데 예고편에 잠깐 등장했을 때 반응을 보고 너무 감사했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나와 염혜란 선배님이 시간에 따라 변화된 모습을 분장 감독남이 디자인 해주셨다. 주오남도 그 분의 작품이라고 생각될 만큼 분장을 받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염혜란은 "새 시나리오 봤을 때 재밌게 봤는데 우려가 됐다. 내가 보기에는 소도 때려 잡게 생겼지만 이번 장르물이 파격적이고 충격적이었다. '이렇게 센 작품을 할 수 있을까 ?'걱정되고 우려가 됐다. 감독님의 전작을 보니 장르물도 세련되고 미학적으로 연출하셨더라. 그걸 보고 '우려하지 않아도 되겠다, 감독님 믿고 가도 되겠다' 싶었다. 또 훌륭한 배우들이 참여해서 믿고 갔다. 김경자가 다시 없을 강렬한 캐릭터라서 배우로서 욕심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훌륭한 배우님들의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고현정은 "응원과 관심이 많아서 혹시 실망하시는 분들도 있을까 걱정이다. 그래도 끝까지 보시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했는지 느끼실 수 있다고 믿는다. 1화부터 7화까지 열심히 봐주셨으면 감사하겠다", 나나는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즐겁게 관람하시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마스크걸 보면서 선택하면서 살아가는데 선택이라는 게 중요하면서도 과연 뭐가 맞는 것인가 생각하게 됐다. 좋은 선택으로 마스크걸 선택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스크걸'은 총 7부작으로 오는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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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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