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 많아 실망할까 걱정되지만” ‘마스크걸’ 불편해도 자신 있는 이유 [종합]
[뉴스엔 글 이민지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마스크걸'이 베일을 벗는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제작발표회가 8월 16일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고현정, 안재홍, 염혜란, 나나, 이한별, 김용훈 감독이 참석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고현정, 나나, 이한별은 김모미라는 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3인 1역에 도전했다. 김모미가 마주하는 사건과 시간의 순서에 따라 배우가 변하는 것. 안재홍, 염혜란은 주오남, 김경자 모자로 분해 열연했다.
고현정은 "내가 느끼기에 '마스크걸'은 사회의 문제나 이슈가 되는 일이 왜 일어났는지 그 저변에 깔려있는 '그 문제점'을 드러내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우리가 만든, 우리가 참여한 '마스크걸'은 그렇지만 너무 심각하지 않게 다가가지 않았나 싶다. 제목이 '마스크걸'이라고 해서 우리 셋만 해당되는게 아니라 살면서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쓸 때가 있다고 본다. 그런 분들의 고충이 어느 정도인지, 그 마스크를 벗을 용기가 어느 쯤에 생기게 되는 건지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김용훈 감독은 "원작 웹툰을 처음 읽었을 때 흡입력이 대단했고 강렬한 스토리였고 그러면서도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담아낸 점이 흥미로웠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웠던 지점이 캐릭터였다. 어찌보면 괴상하고 불편하기도 한 캐릭터들인데 나는 이 캐릭터들에게 애정을 많이 느꼈다. 이 인물들이 과연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하며 이 작품을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고현정, 나나, 이한별이 김모미라는 한 역할을 맡았다. 김용훈 감독은 3인 1역 시도에 대해 "어려운 선택이었다. 이 작품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려를 표했다. 우려를 할 수 밖에 없었던게 보통 이런 콘셉트일 경우 특수분장을 하는게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다. 나도 특수분장 테스트를 안 해본건 아니다. 특수분장을 했을 때 표현이 나에게 오히려 불편하고 거부감이 느껴지더라. 특수분장을 했을 때 배우의 표정이나 표현이 좀 어색하고 불안하게 느껴져서 1역3인 콘셉트를 강행했다. 세 분의 배우들이 있어서 더 자신감 있게 선택한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작품 하면서 내린 많은 결정들 중 가장 잘 한 결정 아니었나 싶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다양한 이유로 '마스크걸' 출연을 결정했다.
고현정은 "한 인물을 세 명의 배우가 각각 맡아서 하게 된다는게 나에게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나의 10대, 20대, 30대, 40대 이런걸 생각해보면 많이 다르다. 한 캐릭터를 한 사람이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눠서 하면 더 그때에 집중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알기로는 없었던 시도인 것 같아서 나에게 이 작품을 하자고 제의주신걸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했고 기대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안재홍은 "'마스크걸' 시나리오를 보는데 소재와 이야기가 정말 너무나 파격적이었고 전개가 '미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흡입력 있고 새로운 형식의 이야기 구성이 매력적이라 꼭 참여하고 싶었다. 캐릭터도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고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안주셨다는게 감사했다. 귀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염혜란은 "시나리오를 정말 재밌게 봤는데 우려가 되긴 했다. 내가 보기엔 소도 때려잡게 생겼지만 이런 장르물이 나에게 파격적이고 충격적이라 이렇게 센 작품을 선택할 수 있을까 걱정과 우려가 있었다. 감독님 전작을 봤는데 장르물도 세련되고 미학적으로 훌륭하게 연출하셔서 믿고 가면 되겠다 했다. 훌륭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참여한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 솔직히 김경자가 다시 없을 캐릭터 같았다. 지금까지 못 본 강렬한 캐릭터라 배우로서 욕심이 났다"고 솔직히 밝혔다.
나나는 "나도 시나리오를 재밌게 잘 읽었고 감독님 전작도 재밌게 봤다. 또 한가지라고 하면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 어두워보일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중간중간 들어가는 판타지 요소가 개인적으로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고현정 선배님과 함께 한다는 것도 영광스럽다고 생각해서 이번 기회를 꼭 잡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는 의미가 굉장히 클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한별은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 됐다. 부담이 있기도 했고 잘 해봐야겠다 생각했다. 잘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 감독님께서 믿음으로 선택해주신거라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모미가 가진 불안, 결핍에 많이 동질감을 느꼈던 것 같다. 뿌리내리기 힘든 곳에 하나씩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한데 그런 마음으로 시나리오 속 모미를 봤다. 마음을 담아서 잘 준비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캐릭터를 직접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한별은 "내가 연기한 첫번째 파트 김모미는 춤추는 걸 좋아해 가수가 되고 싶었던 인물이다. 현실적인 이유들로 결국 가수는 되지 못하고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지만 밤에는 마스크를 쓰고 춤을 추며 BJ로 활동한다. 그렇게 갖고 싶었던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만끽하는 캐릭터이다"고 소개했다.
나나는 "성형수술을 대대적으로 해서 자기가 원하던 얼굴을 가지고 바에서 쇼걸로 활동하고 있는 아름이의 인생을 사는 모미 역을 맡았다"고 말했다. 불운한 삶을 살고 있는 모미를 최대한 공감하고 이해하려 노력했다. 내가 맡은 모미는 감성적인 부분의 점프 구간이 많았다. 신과 신 별로 상황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리허설도 많이 하고 감독님과 감정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 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마지막 김모미 고현정은 "마스크걸 살인사건 범인으로 죄수번호 1047로 불리는 삶에 익숙해져 있을 즈음 내가 등장한다. 거기서 살아나가야 하니까 견뎌내는 중에 편지 한통이 계기가 돼 움직이기 시작한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는 "30년 넘게 연기하다보면 누구나 다 생각하는 부분일거다. 너무나 봐왔던 모습, 체화돼 있는, 늘 쓰던 것들을 최대한 안 할 수 있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용훈 감독은 "사실 '이런것까지 해주실까' 했던 장면이 있다. 아스팔트에 얼굴을 대고 있기도 하고 직접 몸으로 부딪혀서, 스턴트가 해야할 것 같은 장면도 가감없이 몸을 던지더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흙 분장도 하고 피범벅도 했다. 그 상태로 식사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며 감사했다. 너무 즐겁게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안재홍은 "주오남은 BJ 마스크걸 인터넷 방송을 즐겨보는게 삶의 유일한 낙인 은둔 인물이다. 우연한 계기로 직장 동료가 마스크걸임을 직감하고 집착과 망상을 키워나가는 인물이다"고 말했다. 그는 "예고편에 1초 나왔는데 '어떻게 한거냐'고 많이 여쭤봐주셔서 너무 좋았다. 주오남이란 인물 자체가 특수한 면모가 필요한 인물이라 특수분장의 도움으로 그 인물 자체로 보여지길 바랐고 간절하게 의도했던 지점이라 감사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용훈 감독은 "주오남이 워낙 불편한 요소를 모아놓은 캐릭터라 배우가 상쇄시켜줘야한다 생각했다. 누가 해야하나 했을 때 딱 한명이 떠올랐다. 안재홍이 캐스팅 된 후에 고민됐던건 실제로 만나보니 너무 호감형이었다. 주오남과의 간극이 커지니까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을 때 분장감독님이 많은 아이디어를 주시고 잘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김경자 역 염혜란은 "주오남 엄마다. 삶의 존재 이유였던 아들을 잃고 복수의 화신이 되어가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전체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김경자를 연기했다. 그는 "부담스러웠는데 많이 도와주셨다. 김경자 연대기가 일자별로 정리돼 나왔다. 많이 신경써주셔서 스태프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김용훈 감독은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셨다. 김경자 캐릭터를 고민했을 때 염혜란 선배님의 사진을 봤다. 굉장히 강렬한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이 소도 때려잡을 수 있을 것 같고 처연한 느낌도 있었고 복합적인 표정을 가진 사진이었다. 그 사진에 반해서 '이분과 꼭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화가 아닌 시리즈물로 '마스크걸'을 연출하게 된 김용훈 감독은 "원작을 본 후에는 시리즈로밖에 만들 수 없겠다 생각했다. 방대한 이야기였고 어떻게 압축해서 보여줄 때 재밌을까를 제일 많이 생격했다. 멀티 플롯을 고민한건 원작은 모미의 시점으로만 이루어진 연대기적 이야기인데 웹툰의 방식으로는 흥미롭게 전개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영상화 됐을 때 신선할까 고민했다. 모미의 시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로 바꾸었고 그것이 이 작품의 본질과도 맞닿아있다는 생각을 해서 이 구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스크걸'에는 괴상하고 불편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김용훈 감독은 "누구한테는 괴상하고 불편할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누구에게는 좋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고 연민이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태도가 이 작품의 본질과도 맞닿아있다 생각했다. 그 지점이 이 작품의 포인트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현정은 "응원이 많았던 만큼 실망하실까봐 우려가 된다. 7회까지 봐주시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했는지 느끼실 수 있다고 믿는다. 7회까지 열심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한별은 "어딘가 엉뚱하고 이상해보이는 캐릭터들이 있지만 이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나와 같은, 내 친구들과 같은 실수를 하고 그것들을 반복하고 또 다짐하지만 또다른 실수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실 것 같다. 스태프분들이 이 이야기를 잘 엮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주셨으니 기대해주시고 많이 봐달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마스크걸'은 18일 공개된다.
뉴스엔 이민지 oing@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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