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종아리 맞아도 비는법 없었다”…엄하면서 자애로웠던 尹의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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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한 일이 없으면 종아리를 맞아도 비는 법이 없었다." 15일 별세한 윤기중(92)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2021년 발간된 책 '윤석열을 부르는 대한민국'에서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고 정계 진출 뜻을 비쳤던 '아들 윤석열'을 이렇게 회고했다.
아들이 대통령이 된 뒤인 지난해 7월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방문했던 윤 교수는 윤 대통령에게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직무를 수행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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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계학 기틀 잡은 학자
尹에 “국민만 바라보라” 당부
“잘못한 일이 없으면 종아리를 맞아도 비는 법이 없었다.” 15일 별세한 윤기중(92)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2021년 발간된 책 ‘윤석열을 부르는 대한민국’에서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고 정계 진출 뜻을 비쳤던 ‘아들 윤석열’을 이렇게 회고했다.
아들이 대통령이 된 뒤인 지난해 7월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방문했던 윤 교수는 윤 대통령에게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직무를 수행하라”고 당부했다. 정치에 발을 들인 지 1년여 만에 한 나라를 이끌게 된 아들에게 건넨 이 한 마디는 이제 남은 임기 내내 윤 대통령이 품을 마음의 지표가 됐다. 윤 교수가 생전 의식이 있을 때 윤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였다고 한다.
윤 교수는 ‘한국 통계학의 태두’로 불리는 저명한 계량통계학자였다. 193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윤 교수는 공주농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거쳐 같은 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한·일 수교 후인 1967년 일본 문부성 국비 장학생 1호로 선발돼 일본 히토쓰바시(一橋)대에서 유학했다. 경제 현상을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로 경제학과 통계학 양측에 업적을 남겼고, 특히 성장과 소득불평등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강단의 석학이었던 윤 교수는 아들 윤 대통령에겐 엄하면서도 자애로운 아버지였다. 학생 시절 윤 대통령이 콩서리를 하고 집에 들어오자 윤 교수가 마당의 고무호스로 종아리를 때렸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다. 윤 대통령이 고교를 졸업하자 윤 교수는 윤 대통령과 친구들을 연희동 자택 지하실로 불러 직접 ‘주도’를 가르쳤다고도 한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책으로 손꼽는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도 윤 교수가 윤 대통령에게 서울대 법대 입학 선물로 사 준 책이었다. 검사 시절에도 곁에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부정한 돈은 받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등 어려움에 직면할 때면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건강이 악화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윤 교수는 원리·원칙을 강조하는 성품을 아들에게 남긴 채 15일 영면에 들었다. 윤 대통령은 오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병원을 찾아 부친의 임종을 지켜봤고, 윤 교수는 윤 대통령이 도착한 뒤 20분 후쯤 운명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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