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 "관보1호, 1948년 대한민국 30년"
"정부 없어도 나라는 있어…이승만 취임사 대한민국 30년 언급"
정청래, 관보 1호 제시 "역사왜곡 무리들, 독립운동도 친일도 역사에 지우려는 것"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로 삼아야 한다는 보수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이종찬 광복회장이 이미 이승만 초대 대통령도 1948년 9월1일을 '대한민국 30년'이라고 대한민국 관보 1호에 명시했다고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관보 1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찬 광복회장은 15일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1919년 고종이 승하하자 더 이상 왕정은 없다, 일제히 민주공화정으로 체제를 바꿔 독립운동을 새롭게 시작했다”며 “역사는 단절되지 않았고, 흥망은 있어도 민족의 역사는 끊기지 않았다. 정부는 일시 없어도 나라는 있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보라 우리 말도 그대로고 태극기도 그대로 아니냐' 이게 선열들의 말씀이었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이라 주장하고 있는 보수 일각의 목소리에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장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도 1948년을 대한민국이 30년 되는 해라고 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광복절 아침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1919년 4월에 대한제국이 대한민국으로 바뀌는 그런 절차를 밟았다”며 “그때부터 대한민국이 시작된 걸로 생각해서 1948년 이승만 대통령이 초대 국회의장을 하면서 대한민국 30년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30년이라고 우리 관보 1호가 1948년 9월 1일에 나온 건데. 거기에 '대한민국 30년 9월 1일'로 되어 있다”며 “그런 선인들이 대한민국 30년이라고 그랬으면 오늘날 우리가 2023년에는 당연히 105년이 되는 거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이승만 대통령도 대통령 취임사에서 대한민국 30년이라고 썼고, 백범 선생도 대한민국 30년이라고 했으며 신익희 국회의장도 대한민국 30년이라고 했다”며 “모든 분들이 다 대한민국 30년이라고 다 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정리했다”며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될 때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대한민국 30년이라고 했고, 정부에서 발행한 우리나라 관보 1호가 대한민국 30년 9월 1일로 되어 있다. 다시 한번 회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수 일각에서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하는 것을 두고 이 회장은 “특별한 어떤 욕심이 있는 것 같다”며 “건국은 자기들이 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을 했다면 큰 손해가 끼쳐진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 48년 이전에는 대한민국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일본이 점령한 것을 정당화시키는 것이 되고, 독도는 일본 땅이 되고, 일본의 주장이 맞는 게 된다.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들은 우리가 이야기할 자격이 없게 된다. 왜 그렇게 만드느냐”고 설명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6일 오전 국회 본관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종찬 회장의 발언을 두고 맞는 말이라며 헌법전문에도 “우리 대한 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돼 있다는 점을 인용했다.
또한 정 의원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도 이런 헌법정신에 따라 정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첫 번째 펴낸 관보 1호에서 대한민국 48년 9월1일을 대한민국 '30년 9월1일'이라 못박아 놓았다며 인쇄한 관보 1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관보를 보면, 관보 아래에도 '대한민국 30년 9월1일'이라고 쓰여 있고, 맨 위에도 '30년 9월1일'이라고 쓰여있다. 정 의원은 “다시 말해 1919년이 대한민국이 시작된 대한민국 1년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그런데도 왜 1948년 8월15일을 정부수립이 아닌 건국일이라고 주장하는지를 두고 “첫째, 일본의 강제 병합은 합법적이었고, 따라서 일제의 한반도 점령은 정당하다는 논리적 귀결로 내선일체 국가가 되는 것”이며, “둘째 국가 없었으니 독립운동의 역사도, 친일의 역사도 우리나라의 역사가 아닌 것으로 귀결돼 결과적으로 독립투쟁의 애국도, 친일의 매국도 우리의 역사가 아닌 것으로 된다”고 말했다. 그는 “셋째 일제강점기 동안 나라가 없었으니 친일 역사 지우고, 독립운동 역사 지우고 퉁치자는 결론에 이르고 싶어 그런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직 기자 85.1% “윤석열 정부 언론 소통 문제” - 미디어오늘
- 조선일보, 과거 기사 정정·삭제 가이드라인 마련 - 미디어오늘
-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실, ‘친박’ 탈당에 “주저앉힐 대응 강구” - 미디어오늘
-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 광복절 경축사에 “북한 남침 규탄대회에서 할 법한 연설” - 미디어
- ‘기자들이 불신하는 언론사’ 조선일보 3년 연속 압도적 1위 - 미디어오늘
- ‘콘크리트 유토피아’ 구분 짓기 일상인 사회, 평범함이 만들어낸 잔혹함 - 미디어오늘
- 이동관 靑 대변인, ‘VIP 격려 전화’로 ‘언론인 관리’ - 미디어오늘
- SPC·코스트코… 사망사고 연달아 발생해도 언급 없는 신문은 - 미디어오늘
- 尹대통령 “공산 전체주의 세력, 민주주의 운동가·인권 운동가로 위장” - 미디어오늘
- [아침신문 솎아보기] 잇따른 공영방송 이사 해임에도… 다수 신문 지면에 ‘언론 장악’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