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파트너’ 대통령 경축사에 여당 내부도 쓴소리…“때와 장소 가려야”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사를 거론하지 않고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을 언급한 데 대해 당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은 안보와 경제 파트너"라고 규정한 데 대해 "광복절에 내는 메시지로는 일본에 대해 너무 과하게 언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오늘(16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좀 때와 장소에 맞는 메시지가 중요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했던 대통령의 올해 제주 4·3 추념사를 거론하며 "그때 갑자기 제주도의 미래 일자리 얘기가 나왔다"며 "현장에 앉아 있었는데 뒤에서 고성이 나오는 걸 제가 들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4·3 추념식이면 제주도의 희생자분들한테는 제삿날인데, 제주도의 미래 일자리가 중요할 수 있겠지만 4·3 추념식에서 나올 메시지는 아니"라며 "도대체 대통령실에서 누가 메시지를 쓰는지, 그 사람 좀 자르라고 계속 얘기하는 데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때 6.25 기념사 같다는 느낌 받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천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때 6.25 기념사를 하고 나면 다음 날 기사 헤드라인이 보통 '북한에 손 내밀어' 그런 거였다"며 "그때 저희가 주로 했던 얘기들이 6.25 전쟁 영웅들 모셔다 놓고 할 얘기냐라고 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추구해 나아가야겠지만, 많은 국민들이 진정성 있는 꾸준한 사죄와 반성은 좀 있어 줘야 되는 거 아니냐란 생각이 있다"면서 "그 걸 대통령께서 얘기 안 하시면 오히려 반작용이 튀어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곧 진행되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TPO(Time 시간, Place 장소, Occasion 상황)를 나눠서 하면 된다"면서 "지금 일본에 대한 메시지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과 속도가 아닌 것 같아 반작용에 대한 걱정이 된다"고 우려의 뜻을 밝혔습니다.
■ 김종인,'자유' 강조 경축사에 "누가 특별히 반대하는 사람 있나?"
아울러 천 위원장은 대통령 경축사 중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 민주·인권·진보 행동가로 위장해 패륜적 공작을 일삼고 있다"는 내용을 두고는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에게 무슨 반국가 세력이고 공산전체주의 세력 아니냐, 이런 식으로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천 위원장은 "우리 민족 전체의 기쁜 날에 왜 이걸 갈라치기 프레임, 뭔가 나누는 프레임으로 가지라는 인상을 강하게 줄 수 있다"면서 "실제로 쓰는 용어들이 굉장히 좀 공격적인데, 이거는 지지층 결집 용도나 정치적 고려를 떠나 대통령의 생각인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오늘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해당 발언에 대해 "우리나라 지금 사람들이 북쪽에 굴복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면서 "극소수를 일반화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가 사실은 딱 양분된 이런 상황"이라며 "일반 국민들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거를 어떻게 잘 융합하느냐는 방향으로 정치가 노력해야 하는데, 그거를 기정사실로 해서 자꾸 상대를 그런 식으로 몰고 갈 것 같으면 국민 통합을 위해 적절치 않다"고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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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 기자 (categor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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