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의미와 캠프데이비드 원칙[포럼]

2023. 8. 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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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5일 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까지 이바지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발전의 새 패러다임으로 제시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와 통합의 희망을 전했다.

굳건한 한미일 3국 공조를 통해 아시아의 집단안보체제 구축을 주도하겠단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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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연세대 교수·국제정치학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까지 이바지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3국 공조의 새 이정표를 소개한 것이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3국 간 정찰 자산과 정보 공유가 필수란 점도 강조했다.

특히, 주일미군 기지를 ‘일본이 유엔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 후방 기지’로 표현하고 북한 남침에 대비할 충분한 육해공 전력이 비축된 곳이라고 했다. 오는 18일부터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사안들인데, ‘아시아의 나토(NATO)’ 추진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역대 광복절 경축사는 파격적인 대북 제의나 미래를 향한 비전을 담았다. 박정희·김영삼 대통령은 북한이 전쟁 도발을 중지하거나 핵 투명성을 보장한다면 획기적인 남북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제의했다.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과 일맥상통한다. 외환위기 때 당선된 김대중 대통령은 제2의 건국을 주장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을 염두에 둔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발전의 새 패러다임으로 제시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와 통합의 희망을 전했다.

대통령의 대(對)국민 연설은, 국민에게는 정부를 믿고 지지해야 할 의미를 일러줘야 하고, 후세들에게는 오늘날을 읽으며 그들이 미래를 설계할 영감을 줘야 하는 역사적 의무가 있다.

화려한 취임사 대신 ‘피와 역경, 눈물 그리고 땀’밖에 줄 게 없다는 연설로 영국인들을 감동시킨 윈스턴 처칠 총리는 군수장관으로 재직하던 1918년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미국과 영국 국민을 한 데 묶는 연설을 했다. 미국 독립선언문의 정신과 영국인들이 추구하는 가치 간에 커다란 조화가 존재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런 그였기에 일본의 진주만폭격 직후 워싱턴 백악관에서 3주 동안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과 격의 없이 지내며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원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도 자유의여신상 앞에서 행한 1986년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과거와 미래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자랑스러운 과거와 모두가 바라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염원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그 어떤 세력보다 강하다고 말하며 미국민의 하나 됨을 열변한 것이다.

이번 경축사는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한일 양국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익이 조화를 이룬다는 취지를 전했다. 희망의 미래를 향한 염원이 분열을 꾀하는 힘보다 강하다는 의미도 표현됐다.

유엔사령부를 ‘하나의 깃발 아래’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온 국제연대의 모범으로 지적하며 한반도와 인·태 지역 안보가 대서양과 유럽 안보와 깊이 관련돼 있다고 언급한 점은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나토와의 협력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대목과 맞물려 ‘아시아의 나토’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굳건한 한미일 3국 공조를 통해 아시아의 집단안보체제 구축을 주도하겠단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는 압도적인 힘으로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일구겠다는 윤 정부의 일관된 입장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김용호 연세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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