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탈세’ 혐의 BAT코리아 前대표, 1심서 무죄…“증거 부족”

2019년 4월 기소된 지 4년 만에 1심 선고

담뱃세가 오르기 전 반출 물량을 조작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기소된 외국계 담배회사의 전직 대표이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3부(지귀연 박정길 박정제 부장판사)는 1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이 앤드류 멜드럼 전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해야 성립하는 범죄인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멜드럼 전 대표는 담뱃세 인상을 하루 앞둔 2014년 12월 31일 경남 사천에 있는 담배 제조장에서 실제로 출하하지 않은 담배 2463만갑을 반출한 것으로 허위 신고한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2019년 4월 기소됐다.

검찰은 BAT코리아가 이 같은 방법으로 국세인 개별소비세 146억원과 지방세인 담배소비세 248억원, 지방교육세 109억원 등 총 503억원을 탈루했다고 판단했다. 제조장에서 담배가 반출되는 시점에 담뱃세가 부과된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본 것이다.

멜드럼 전 대표는 2019년 4월 기소됐지만 국세청 세무 조사 전 한국을 떠나 수사와 재판에 모두 응하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4월부터 재판을 받아 4년 만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멜드럼 전 대표와 함께 기소돼 먼저 재판받은 전직 생산물류 총괄 전무와 전직 물류 담당 이사, BAT 법인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