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명단에 ‘친박’ 빠지니, 몸 풀기 나선 朴?

변문우 기자 2023. 8. 16. 11: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총선 앞두고 4개월 만에 공개행보…유영하·최경환·우병우 출마설 솔솔
“尹정부에 대한 불만 누적…무소속이라도 국회 입성시키려 노력할 듯”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1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문불출'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복절을 맞아 4개월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의 행보가 총선을 앞두고 친박(친박근혜)계 측근들을 챙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서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제외된 점이 박 전 대통령의 등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전 유영하 변호사 등과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다. 앞서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한 지 4개월 만에 이뤄진 공개 외출이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과 만나, 부친 생가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 "오늘이 어머니 49주기 기일이기도 하고 아버지 생가를 방문한 지도 좀 오래됐다"며 "사실은 좀 더 일찍 방문하려고 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조금 늦어졌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정치적 메시지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친박계 전 의원을 대상으로 한 TK(대구·경북)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최근 인터뷰가 있었다. 그때 나온 내용이 전부"라고 일축했다. 앞서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이제 정치하는 사람들과 자신을 연관시킬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며 전언을 전한 바 있다.

다만 정치권에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본격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는 친박계 인사는 유영하 변호사를 비롯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이다.

유 변호사는 앞서 지난해 지방선거 대구시장 경선에서 패했고, 국회의원 보궐선거(대구 수성구 을)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후 그는 이번 총선 출마 의사도 밝혔다. 최 전 부총리도 최근 정치 인사들과 접촉을 이어가는 만큼, 경북 경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신년특사로 복권된 우 전 수석도 경북 영주나 대구 출마설이 나오는 상황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지난 6월23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출신 인사들의 출마설과 관련해 "훌륭한 분들"이라며 "적극적으로 출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국무위원들 가운데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이 많았다. 대통령께서 탄핵을 당했다고 그 사람들까지 전부 탄핵 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더 많이 자신감 있게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특별사면 명단에 친박계 인사들이 오르지 않은 부분도 박 전 대통령의 공개 행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이 재가한 광복절 사면·복권 대상자에는 재계 인사들을 비롯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등 정치인들도 들어갔다. 하지만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친박계 정치 인사들은 모두 제외됐다.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등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과 관련된 재계 인사들도 대거 빠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6일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도 이번 특별사면 명단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에도 불만이 충분히 누적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행태를 볼 때 내년 총선에서 침묵을 지킬 사람이 아니다"라며 "적어도 TK 일부에선 본인의 영향력이 살아있기 때문에 총선과 관련해 절대 지나칠 리 없다"고 예측했다.

박 평론가는 "박 전 대통령 주변의 측근들도 '대통령님, 지금은 집에 계실 때가 아니다'라며 계속 바람을 잡고 있을 것"이라며 "이들의 바람이 성공할지는 알 수 없지만, 내년 총선에서 측근들을 국회에 넣어야 박 전 대통령도 안전을 보장받고 명예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할 것이다. 그래서 최소한 측근 몇 명은 무소속이라도 국회에 당선시키려고 박 전 대통령도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