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위반' 베트남 전 대사 1심 벌금 300만원

현지 기업으로부터 1박데 530달러 숙박 제공받아
법원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
해임 처분 취소소송에서도 패소

현지 회사로부터 숙박 등의 혜택을 제공받은 김도현 전 베트남 대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신혁재 부장판사는 16일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사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379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외교활동을 위해 공무원의 가족을 행사에 동반할 수는 있지만 그 가족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비용은 원칙적으로 개인이 지불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현지 기업으로부터 가족에 대한 편의를 제공받은 것은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사는 지난 2018년 10월 업무 추진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했다는 의혹과 함께 베트남의 한 골프장 개장 행사에 가족동반으로 참석하면서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이 사건은 검찰이 지난해 8월 벌금 500만원에 김 전 대사를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정식 공판을 통해 사건을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재판에 회부했다.

한편 외교부는 2019년 3월 정기감사 과정에서 김 전 대사의 비위 혐의를 발견해 귀임 조치하고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며 그를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이후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 심의를 거쳐 김 전 대사는 해임됐다.

김 전 대사는 해임 처분에도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행사는 공식 출장을 간 상황이었고 주최자가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통상적인 숙박비와 교통비였다는 주장이었다.

1심과 2심은 엇갈렸다. 2심은 김 전 대사가 제공받은 숙소 등이 주최자가 제공하는 통상적인 범위 이내였다며 외교부 손을 들어줬던 1심을 뒤집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김 전 대사가 받은 숙박 혜택 등은 통상적인 범위 밖이라고 봤다. 주 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은 대사의 외부 출장 시 숙박비용을 1박당 200달러 이하로 측정했는데 김 전 대사가 받은 숙박은 1박에 530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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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wonti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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